ERA 13.50→2.12 폭풍성장 플루크 아니었다...류중일호서 증명된 호랑이 심장, KIA 필승조도 재편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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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여 관중이 두 번이나 얼어 붙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불펜 최지민(20)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도 강심장을 자랑했다.
KIA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최지민의 '호주 유학'을 택했다.
하지만 최지민은 올 시즌 KIA 1군 불펜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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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여 관중이 두 번이나 얼어 붙었다.
KIA 타이거즈 좌완 불펜 최지민(20)이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도 강심장을 자랑했다. 2-2 동점이던 8회말 1사 1, 2루 위기를 지운 데 이어, 9회말도 뜬공-삼진-땅볼의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3-2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 10회말 역전 끝내기 패배를 당했으나, 최지민이 보여준 투구는 '인상적'이란 표현에 걸맞은 모습이었다.
최지민은 앞선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류중일호의 필승 불펜 역할을 맡았다. 다만 아시안게임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선수들이 모인 이번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지엔 물음표가 달렸다.
최지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호주전에서 1-2로 뒤지던 7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볼넷으로 만루 상황에 몰렸으나, 이후 두 타자를 잘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대만전에서도 1이닝 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일본전에선 멀티 이닝까지 소화하면서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APBC 최종 성적은 3경기 3⅓이닝 1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장세다.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된 최지민을 향한 기대는 상당했다. 고교 시절 강릉고를 대표하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데뷔 시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뛰어난 구위와 탈삼진 능력을 선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개막엔트리 진입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영점을 잡지 못하면서 불과 1주일 만에 퓨처스(2군)행 통보를 받았다. 2022시즌 1군 기록은 6경기 6이닝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3.50.
KIA는 2022시즌을 마친 뒤 최지민의 '호주 유학'을 택했다. 호주 프로야구(ABL)에 참가했던 질롱코리아에서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
이 결정은 신의 한수가 됐다.
질롱코리아에서 17경기 18⅓이닝 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한 최지민은 올 초 스프링캠프에서도 달라진 제구 능력을 선보였다. 지난 시즌 뚜껑을 연 뒤 드러난 부진 탓에 우려의 시선이 뒤따랐던 게 사실. 하지만 최지민은 올 시즌 KIA 1군 불펜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는 데 성공했다. 58경기 59⅓이닝 6승3패3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은 2.12로 무려 11점대 이상을 낮췄다. 4사구 비율(경기당 평균 1개→0.51개)도 크게 낮추면서 특유의 탈삼진 능력도 살아났다.
올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단 태극마크, 최지민은 아시안게임에 이어 APBC에서도 성과를 만들면서 향후 성인 대표팀 불펜의 한 축을 이룰 자원으로 발돋움 했다.
이런 최지민의 성공으로 KIA도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됐다.
KIA는 그동안 마무리 정해영(21)에 앞서 장현식(29) 전상현(27)을 필승조로 활용해왔다. 이른바 'JJJ라인'. KBO리그 상위권 필승조 중 하나로 꼽혀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 장현식 전상현이 팔꿈치 문제를 드러낸 데 이어, 올 시즌 초반엔 정해영마저 흔들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정해영이 반등에 성공해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무리 했지만, 그에 앞서 등판하는 필승조의 위력은 다소 떨어진 게 사실이다.
최지민의 성장을 계기로 KIA는 새 시즌 더욱 다양한 필승조 라인업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후반기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장현식과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 전상현, 기존 좌완 스페셜리스트 이준영(31) 김대유(32), 전천후 활약한 임기영(30) 등 수준급 불펜 요원 속에 최지민도 그 역할을 수행할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 KIA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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