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요금 동결은 비정상… 유명무실 ‘원료비 연동제’ 되살려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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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산업용 전기 요금은 kWh당 평균 10.6원 올리고 가스 요금과 가정용 전기 요금은 동결했다.
값싼 요금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부추긴다.
그렇기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전기·가스 요금에도 확실하게 반영돼야 한다.
정치적으로 왜곡된 에너지 요금은 에너지 믹스도 왜곡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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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산업용 전기 요금은 kWh당 평균 10.6원 올리고 가스 요금과 가정용 전기 요금은 동결했다. 물가와 서민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고려했다는 정부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12조5202억 원에 달하는 미수금 폭탄을 끌어안은 한국가스공사의 현실이 45조 원의 누적 적자를 떠안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못지않게 심각하다. 가스 요금 정상화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이 반드시 필요한 때다.
원가 이하의 가스 요금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형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이다. 이는 정치권이 이익을 챙기고자 만든 탕후루와 같은 것이다. 값싼 에너지가 당장 입에는 달콤하나 결국 국가 경제를 망쳐버릴 마약이라는 뜻이다. 현재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와 미수금은 고스란히 미래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우리가 감당해야 할 비용을 미래 세대에게 떠넘겨 버리는 비겁한 선택이다. 값싼 요금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부추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인류의 에너지 소비는 20배, 1인당 에너지 소비는 4배 이상 폭증했다. 개인이 부담할 비용도 늘어났고, 이제는 에너지 소비에 따른 환경 비용도 감당 못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렇기에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전기·가스 요금에도 확실하게 반영돼야 한다. 말로만 외치는 환경 보전은 의미가 없다. 정치적으로 왜곡된 에너지 요금은 에너지 믹스도 왜곡시킨다. 과거 국민의 정부가 부과하기 시작한 ‘유류세’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과도한 유류세 탓에 전기 소비가 크게 늘어났고, 2011년 9·15 순환 정전도 바로 그에 따른 재앙이었다.
오늘날 에너지 연료 시장은 무척 복잡하다. 장작·숯에만 의존하다가 석탄·석유·가스가 뒤엉킨 시장이 됐고, 이제는 수소 연료까지 등장했다. 전기 생산 방식도 다양하다. 수력·석탄이 지배하던 발전 시장에 석유·가스·원자력·신재생이 더해졌다. 이처럼 다양하고 복잡해진 에너지 시장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다. 지난 정부의 무차별적인 탈원전·탈석탄·친신재생 정책이 현실적 복잡성을 무시했기에 에너지 공기업이 부실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에너지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는 필요하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에게 에너지 시장의 완전 자율화는 그림의 떡이다. 물론 물가와 서민 경제도 외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에너지 시장을 정치권에 맡겨둘 수는 없다. 오히려 전기·가스 요금을 정치적 이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정부는 소비자가 다양한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선택해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에너지 소비는 생존에 꼭 필요하기에 무작정 절약해야 한다는 과거식 정책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오히려 에너지 소비 효율화가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의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 합리적인 전기·가스 요금 조정이 바로 그 효율화의 시작이다. 유명무실해진 가스 요금 원료비 연동제도 꼭 살려내야 한다. 허울뿐인 미수금으로 한전만큼 심각한 가스공사의 부실을 감춰서는 안 된다. 얄팍한 꼼수로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에너지 위기를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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