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배출한 34세 가성비 FA, 2년 전엔 백수 위기였는데…대타 AVG 0.295 ‘이것이 인생역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년 전엔 백수 위기였는데…
SSG 랜더스는 2021시즌을 마치고 의외의 선택을 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삼각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외야수 고종욱(34)을 방출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히어로즈 시절부터 중용한 외야수. 그러나 염경엽 감독도 2020시즌을 마치고 SK를 떠났고, 고종욱도 1년 뒤 인천에서의 인연을 끝냈다.
이후 고종욱은 곧바로 KIA 타이거즈에 새 둥지를 틀었다. KIA는 전임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퇴진하면서 어수선한 시기였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2022시즌 준비를 하고 있었다. 고종욱을 광주에 불러 테스트했고, 입단을 확정했다. 김종국 감독은 물론이고, 장정석 전 단장도 부임하기 전의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매우 현명했다. 고종욱은 2022시즌 62경기서 106타수 30안타 타율 0.283 2홈런 14타점 OPS 725를 기록했다. KIA로선 쏠쏠한 활약이었다. 여기에 고종욱은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으나 행사하지 않았다.
이게 또 적중했다. 올 시즌 114경기서 270타수 80안타 타율 0.296 3홈런 39타점 35득점 OPS 0.722를 기록했다. 놀라운 건 찬스에서의 생산력이다. 득점권타율 0.346에 대타타율 0.295였다. 갑자기 나타나 게임체인저 노릇을 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고종욱의 통산 조정득점생산력은 100.4다. 그러나 지난 2년은 110.4, 104.3이었다. 리그 평균을 살짝 웃돌았다. 연봉 7000만원짜리 백업 외야수, 심지어 수비가 썩 좋지 않아 대타 아니면 지명타자로 역할이 제한되는데 이 정도의 생산력이면 대성공이다. KIA로선 굴러들어온 복덩이다.
KIA는 올 시즌 나성범이 각종 부상으로 58경기밖에 못 뛰었다. 이 빈 틈을 고종욱이 이우성, 이창진과 분담했다고 생각하면, 올해 고종욱의 지분,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이제 고종욱 없는 KIA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 고종욱은 2023-2024 FA 시장에서 당당히 자격을 행사했다. 이번엔 FA를 신청해도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기본적으로 KIA에 꼭 필요한 선수다. KIA가 잡으면 가성비 FA로 제 몫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선수다.
아울러 보상에 부담이 적은 C등급이라는 것도 체크포인트다. 타 구단들이 고종욱을 영입하면 직전시즌 연봉의 150%, 즉 1억500만원만 KIA에 내주면 그만이다. 타격 원 툴이지만, 그 타격이 너무 매력적이다. 2년 전을 생각하면 인생역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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