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와도 톱클래스" 적장도 극찬한 KBO 홈런왕, 이대호 뒤이을 4번타자 마침내 찾았다 [APBC 현장]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2023. 11.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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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노시환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결승전에서 3회초 1사 1, 2루에서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대회 내내 압도적인 존재감이었다.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최강팀 일본을 상대로도 건재한 타격감을 보여주면서 차세대 국가대표 4번타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카도와키 마코토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3-4로 역전했다.

그러면서 2017년 처음으로 개최된 이 대회에서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은 6년 만에 또 한 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희망적인 경기 내용이었다. 결승전서 0-7로 완패했던 2017년 대회와 달리 이번에는 두 번의 맞대결 모두 예선전 1-2, 결승전 3-4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접전이었다.

적장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대표팀 감독도 우승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이겼지만 아주 작은 차이였다. 2경기 모두 한국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좋은 경기였다. 우리가 배워야 하는 부분도 많았다"고 감탄했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칭찬도 이어졌는데 그 중 노시환을 향한 찬사가 눈길을 끌었다. 이바타 감독은 "오늘(19일) 9번(최지훈)과 1번(김혜성)이 야구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4번 노시환도 좋았다. 날카로운 타구를 보여줬다. 일본에 와도 톱 클래스라 생각한다"고 극찬했다.

이번 대회 내내 한국은 연속적으로 터지지 않는 타선에 매번 경기를 어렵게 풀어 나가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매 경기 안타를 때려낸 4번 타자 노시환의 존재는 단비와 같았다. 호주전에서는 연장 10회말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 팀 전체가 5안타로 묶인 일본과 예선전에서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대만전에서는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단 한 번 나온 안타가 팀에 리드를 안긴 선제 결승타였다.

일본과 결승전에서도 여전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3회 1사 1, 2루에서 좌중간 외야 담장까지 향하는 호쾌한 2타점 적시 2루타로 또 한 번 한국에 선제점을 안겼다. 이후 안타 하나를 더 추가하면서 이번 대회 성적을 타율 0.412(17타수 7안타) 3타점, OPS 1.003으로 마무리했다.

노시환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노시환은 "준우승을 하긴 했지만, 결승전에서도 정말 좋은 싸움을 했다. 어떻게 보면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많이 하면서 성적도 안 좋았는데 오늘(19일)은 일본과 비등비등하게 정말 잘 싸웠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또 다음 국제대회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표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좋은 경험을 많이 쌓아서 다음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올 시즌 국가대표를 두 번 했는데 다음에도 불릴 수 있게 준비를 잘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원 관중에 가까운 인원이 가득 메운 도쿄돔, 앞뒤로 안타가 나오지 않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스윙을 유지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노시환은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큰 경기에서는 선제점이 중요하다. 선취점을 내는 팀이 분위기를 주도하는데 오늘도 선제 적시타를 칠 수 있어 속으로는 너무 좋았다. 중요한 상황에서 압박감을 이겨낸 것이 좋았다. 일본을 상대로 예전보다 오늘이 더 좋아서 오늘보다 다음 국제대회에서 만나면 더 좋아질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활짝 웃었다.

한국은 한동안 이대호, 최정, 박병호를 대신해 4번 타자를 맡을 거포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 올해 3월 최정예로 나선 WBC 대표팀에서도 4번 타자는 여전히 박병호, 최정 등 35세 이상의 베테랑들이었다. 하지만 노시환이 나타나면서 그 고민이 해소됐다.

경남고 시절부터 우타 거포 유망주로 전국에 이름을 날린 노시환은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했다. 2020년 12홈런, 2021년 18홈런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프로 5년 차인 올해 131경기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 85득점, 출루율 0.388 장타율 0.541 OPS 0.929로 홈런왕에 올랐다. 박병호, 최정이 한동안 번갈아 하던 홈런왕 레이스에 모처럼 나온 20대 선수였다.

노시환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2023 APBC 결승전에서 3회초 1사 1, 2루에서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10월초 끝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6경기 타율 0.438(16타수 7안타), 6타점 출루율 0.577 장타율 0.563 OPS 1.140을 기록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홀로 타선을 지탱하며 차세대 대표팀 4번 타자의 탄생을 알렸다. 스스로도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고 다음 국제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약했다.

노시환은 "국가대표는 언제든지 나오고 싶다. 이렇게 좋은 구장에서, 또 좋은 선수들과 같이 야구하다 보면 선수들은 많이 배우고 경험하기 때문에 대표팀에 단골손님처럼 계속 뽑히고 싶다. 항상 준비는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내가 기억하는 어렸을 적, 대한민국 대표팀은 정말 잘 싸웠다. 베이징 올림픽 때부터 미국, 일본 등 어떤 강팀을 만나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낸 것이 한국 야구였다. 내가 '베이징 키즈'이기도 하다"며 "이번에 세대교체가 되면서 어린 선수들이 경험이 부족하고 몸이 굳다 보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 아시안게임과 APBC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세대교체가 잘 이뤄져서 내년 국가대표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확신을 갖고 말했다.

도쿄(일본)=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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