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농구 감 잡았다’ 여준석, 전미랭킹1위 캔자스와 '꿈의 맞대결' 성사될까
[OSEN=서정환 기자] 미국대학농구 NCAA 디비전1에 진출한 여준석(21, 곤자가대)이 전미최강대학과 붙을 기회를 잡았다.
여준석이 속한 곤자가대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주 스포캔 홈구장 맥카시 어슬레틱 센터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NCAA’에서 이스턴 오리건대학을 123-57로 대파했다. 곤자가는 개막 후 2연승을 달렸다.
여준석은 미국진출 후 첫 득점을 덩크슛으로 화끈하게 시작했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벤치에서 나온 여준석은 9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다방면에서 돋보였다. 3점슛 3개가 모두 빗나간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막판에 돌파에 이은 투핸드 덩크슛 성공이 백미였다. 2점슛은 덩크슛 두 방과 레이업슛 하나로 3/3 100%를 기록했다. 자유투는 3/5였다.
사실 마냥 좋아하기는 이르다. 이날 곤자가의 상대 이스턴 오리건대학은 3부리그까지 있는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 소속도 아닌 더 수준이 낮은 NAIA(National Association of Intercollegiate Athletics)소속 약팀이다. NCAA 디비전1에서도 미드메이저 컨퍼런스 강호로 인정받는 곤자가와는 격차가 너무 컸다.
그럼에도 벤치선수 역할의 여준석이 주어진 짧은 시간에 자신감 넘친 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인상적이었다. 상대의 수준을 떠나서 여준석이 식스맨으로 마크 퓨 감독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여준석의 짧은 시간에 득점을 몰아치는 능력과 흑인선수 못지 않은 탄력에 팬들은 열광했다. 2학년 전학생인 여준석은 우선 곤자가의 정규 로테이션 멤버로 진입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이제 AP 전미랭킹 11위 곤자가는 21일부터 ‘올스테이트 마우이 인비테이셔널 2023’에 출전한다. 아름다운 하와이 호놀룰루섬에서 매년 벌어지는 대학농구 초청대회다. 곤자가 입장에서 타 컨퍼런스 강호들과 붙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해 곤자가를 비롯해 2022년 NCAA 토너먼트 우승팀이자 올 시즌 전미랭킹 1위 캔자스, 전미랭킹 2위 퍼듀, 전미랭킹 4위 마켓, 전미랭킹 7위 테네시까지 랭킹팀이 5개 팀이나 출전한다. 여기에 UCLA, 시라큐스, 테네시, 샤미나드까지 총 8팀이 초청을 받았다.
곤자가는 21일 퍼듀를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른다. 이기면 승자 토너먼트에 진출하고 패하면 패자 토너먼트로 떨어진다. 만약 곤자가가 퍼듀를 잡는다면 2라운드에서 테네시 대 시라큐스의 승자와 만난다. 여기까지 이긴다면 곤자가가 3라운드에서 우승후보 캔자스와 결승에서 대결할 수 있다.
여준석은 아이비리그 소속 예일과 첫 경기서 출전시간이 3분에 그쳤다. 약체 이스턴 오리건을 상대로 후반전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많이 뛸 수 있었다. 올 시즌 퍼듀는 전미랭킹 2위로 인정받는 강호다. 경기가 접전으로 이어질 경우 사실 여준석이 출전시간을 많이 받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곤자가가 승승장구한다면 결승전에서 미국대학농구 최고명문 캔자스와 맞붙는 꿈의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현재 원주 DB의 11승 1패를 이끌고 있는 두 외국선수 디드릭 로슨과 제프 위디가 바로 캔자스대학출신이다.
위디는 빅12 컨퍼런스 전체 블록슛 1위에 올라 ‘빅12 올해의 수비수’에도 뽑혔던 수비형 센터다. 위디는 2012년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켄터키의 앤서니 데이비스를 잘 수비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맥도날드 올아메리칸에 뽑혔던 로슨은 캔자스에서 3학년 시즌 19.4점, 10.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했다.
미드메이저인 WCC(West Coast Conference) 소속 곤자가는 사실 정규리그에서 강팀과 붙을 기회가 별로 없다. 퍼듀 등 전미랭킹 강호들과 대결은 여준석이 벤치에서 출전하는 것만 해도 엄청난 공부가 될 것이다. 마우이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스탄 셰리프 센터는 1만 600명을 수용한다. 이미 하와이 현지에서 수백달러짜리 티켓이 매진돼 대란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여준석이 출전하는 곤자가 대 퍼듀는 21일 오전 7시 MBC스포츠플러스를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프로선수출신 김일두 해설위원과 미국농구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최연길 해설위원이 호흡을 맞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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