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등반하다 팔꿈치 다친 양희영, 4년9개월 만에 우승
양희영(3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3시즌 최종전을 제패했다. 4년 9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상금 200만달러(약 26억원)을 거머쥐었다.
양희영은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파72·6438야드)에서 열린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00만달러) 4라운드를 하타오카 나사(24·일본)와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3번홀(파4)에서 보기를 기록했으나 7번(파4)·8번홀(파3) 연속 버디를 잡았고 10번홀(파4)에서 다시 버디를 추가했다. 하타오카를 1타 차로 추격하던 13번홀(파4)에서 샷이글이 터지면서 양희영은 1타 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17번(파5)·18번홀(파4) 연속 버디로 마무리했다.
이날 6타를 줄여 최종 합계 27언더파 261타를 친 그는 공동 2위(24언더파)인 하타오카와 앨리슨 리(28·미국)를 3타 차로 제쳤다. 양희영은 이날 페어웨이 적중률이 100%였고 퍼트 수 28개에 그린을 두 차례 놓쳤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54야드였다. 앨리슨 리는 3개 대회 연속 준우승을 기록했다.
양희영은 올 시즌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이 걸린 최종전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5승을 달성했다. 그는 2013년엔 한국, 2015·2017·2019년에는 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땅에선 첫 우승이다. 팔꿈치 부상으로 한동안 고전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회복됐다고 한다. 그는 “올란도의 체육관에서 암벽등반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어서 지나치게 많이 했다”며 “시작한 지 1년쯤 지나자 왼쪽 팔뚝이 아프기 시작했고 테니스 엘보(팔꿈치 염증)가 됐다”고 했다. “공을 칠 수 없을 만큼 정말 아파서 골프 선수 생활이 곧 끝날 거라고 생각했다”며 “100% 회복되어 기쁘다”고 했다.
세계 랭킹 1위 릴리아 부(26·미국)가 4위(21언더파), 아타야 티띠꾼(20·태국)이 5위(20언더파)였다. 부는 미국 선수로는 2014년 스테이시 루이스(38) 이후 9년 만에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티띠꾼은 시즌 평균타수 69.53타로 최저타수상을 받았다. 우승 없이 최저타수상을 수상한 것은 LPGA 투어 역사상 처음이다. 티띠꾼은 지난해 2승을 올렸지만 올해는 우승이 없었다. 김효주(28)가 공동 13위(14언더파)였고 무릎 부상에 시달린 고진영(28)은 기권했다.
양희영의 우승으로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5승을 합작했다. 고진영이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에서 2승을 올렸고, 신인상 수상자 유해란(22)이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도 지난달 어센던트 LPGA 정상에 올랐다. 4승(메이저 1승)을 합작한 지난해보다 1승이 늘었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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