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에이티브 한 제안 했다" 하지만…'CY 수상자' 日 떠날까? ML 복귀 의지가 너무 강하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크리에이티브 한 제안을 했지만…"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으ㅔ서 1년 계약을 마친 트레버 바우어의 거취가 내년 2월 스프링캠프 기간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지난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바우어는 올 시즌에 앞서 요코하마 DeNA 유니폼을 입었다. 2020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품에 안은 뒤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약 132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기간은 모두 채워지지 않았다. 바우어가 '성폭행' 의혹에 휩싸였던 까닭.
당시 바우어는 해당 여성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법정에 섰는데,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됐다. 이후 성범죄에 대해서는 유죄 판정을 받지 않더라도 징계를 부과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바우어에게 324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바우어는 꾸준히 무죄를 주장,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정에 맞서 싸운 결과 징계를 194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바우어가 1년이 넘는 공백기 속에 2023시즌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는데, 메이저리그에서는 성사되지 않았다. 당시 다저스가 바우어를 방출했기 때문. 그리고 다저스를 제외한 메이저리그 29개 구단들도 바우어에게 손을 내밀지 않으면서, 바우어는 낙동갈 오리알 신세가 됐다. 이후 바우어는 어쩔 수 없이 아시아 무대로 시선을 옮겼고, 요코하마 DeNA와 연이 닿았다.
일본에서 활약은 엄청났다. 바우어는 부상으로 인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교류전이 시작된 6월 4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하며 '월간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다. 그리고 8월에는 총 6경기에 나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67로 역투한 끝에 두 번째 월간 MVP 타이틀까지 품에 안았다. 하지만 정규시즌 막바지 슬라이딩 캐치 후 송구를 하는 과정에서 골반 부근의 부상을 당한 탓에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악동'과 '사고뭉치'의 이미지가 매우 강하지만, 야구만큼은 진심인 바우어는 일본야구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의 경우 6인 로테이션으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바우어는 4일 휴식 로테이션을 고집하면서도 매 경기 100구 이상을 뿌리면서 일본야구계에 적지 않은 인식 변화를 꾀했다.
일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 선정 위원회의 호리우치 츠네오 위원장은 "100구에서 교체하는 것은 미국에서 160여 경기를 4일 휴식 로테이션을 도는 것에 걸맞은 좋은 시스템이다. 반면 일본은 일주일에 한차례 나오면서 100구를 던진다. 이래선 승리를 따낼 수 있는 투수들도 이길 수 없다. 나는 바우어가 던지는 방법에 찬성한다. 이렇게 던져야 20승 투수가 탄생할 수 있다. 많이 이기기 위해서는 많이 던져야 한다. 바우어를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이어 히라마츠 마사지 위원 또한 "바우어는 매우 강력한 피칭을 하는 선수로 좋은 예가 될 수 있는 투수다. 6일 휴식 로테이션, 100구 전후, 6~7회 교체라는 시스템을 바꿔가는 지도자, 감독, 코치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아직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시스템에 맞춰 투수를 바꾼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가 후반부에 지루하다. 이를 뒤집는 팀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부상으로 시즌을 늦게 출발, 일찍 마쳤지만, 적지 않은 임팩트를 남긴 만큼 바우어를 향한 관심은 매우 뜨겁다. 요코하마 DeNA는 물론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의 구단들도 바우어의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하기하라 요코하마 DeNA 총괄 본부장에 따르면 "우리 밖에 할 수 없는 크리에이티브 한 제안을 바우어에게 했다"고 밝혔지만, 잔류 설득은 쉽지가 않다.
바우어의 에이전트는 현재 메이저리그 복귀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은 지난 9일 "바우어의 에이전트는 바우어가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팀들과 만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하기하라 본부장 또한 "바우어는 원래 메이저리그에 돌아가는 것을 전제로 우리팀에 와 있었다"고 말했다.
바우어가 메이저리그 복귀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행선지 결정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전망. '스포니치 아넥스'는 "메이저리그 복귀가 최우선인 바우어의 움직임을 주시하기 위해 만약 잔류하더라도 정식으로 결정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요코하마 DeNA와 팬들에게는 긴 오프시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우어가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지, 메이저리그로 복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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