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아픔 딛고 한국야구 희망 보여준 AG-APBC [초점]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까지 쉼 없이 달려온 한국 야구. 시작은 아픔이었지만 끝내 희망을 보여줬다.

한국은 19일 오후 6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정규이닝을 2-2로 마친 후 10회 승부치기에서 3-4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국 선발투수 우완 곽빈은 5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5회말 2사 후 마키 슈고에게 솔로포를 허용한 것이 유일한 옥의 티였다.

반면 한국 타선은 3회초 1사 1,2루에서 나온 4번타자 노시환의 2타점 적시 2루타를 제외하고 별 다른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한국은 2-1로 앞선 6회말 곽빈의 뒤를 이어 올라온 중간투수 최승용이 선두타자 만나미 츄세이에게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맞았다. 이후 가도와키 마코토의 희생번트와 사토 데루아키의 1타점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연장까지 가는 승부에서 한국은 10회초 2사 3루에서 나온 윤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10회말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사카쿠라 쇼코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가도와키 마코토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3-4 역전패를 당하고 끝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결과는 준우승이었지만 희망을 봤던 대회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동안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을 가졌다. 결과는 모두 패배(예선 2차전 1-2, 결승전 3-4)였지만 충분히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2023 WBC를 생각하면 더 격세지감이다. 당시 한국은 WBC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일본에 4-13 충격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김광현(2이닝 3실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투수들은 기본적인 제구조차 흔들렸다. 타선은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를 무너뜨렸으나 이후 철저히 봉쇄됐다. 경기 후 많은 야구 관계자는 처참한 경기력을 강하게 비판했다.

WBC 이후 한국야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비록 일본은 아시안게임에서 아마추어 선수들을 출전시켰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대만을 결승전에서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노시환, 문동주, 김주원, 김형준, 최지민 등 많은 젊은 자원을 발굴했다. 그리고 이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의 한국 야구가 기대되는 이유다.

암흑기를 거쳤던 한국야구. 이번 대회로 희망의 빛을 봤다. 많은 것을 얻은 2023 APBC였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