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의 준우승-손목 부상 극복'… '페이커' 이상혁, 끝내 정상에 오르다

심규현 기자 2023. 1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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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22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부터 2023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리그 코리아(LCK) 서머까지 5번의 준우승.

이상혁은 2023 LCK 서머 시즌 중반 손목 부상으로 약 두 달간 휴식을 취했다.

결승에서 젠지 e스포츠에 0-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상혁의 존재감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는 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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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22년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부터 2023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리그 코리아(LCK) 서머까지 5번의 준우승. 그리고 2023 LCK 서머 중반 겪었던 손목 부상까지. 이 모든걸 딛고 '페이커' 이상혁(27)이 7년 만에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정상에 올랐다.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페이커. ⓒ연합뉴스

T1은 1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롤드컵' 결승전에서 웨이보 게이밍에 3-0 완승을 거뒀다.

결과에서 드러나듯 일방적인 경기였다. 이날 T1은 1세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두 세트에서 모두 30분 이전에 경기를 끝내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라인전부터 웨이보 게이밍을 압살했으며 한타에서는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상대에게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T1은 웨이보 게이밍을 완파하고 2016년 이후 7년 만에 롤드컵 우승 트로피를 획득하게 됐다. 

T1의 역사와 함께한 페이커는 이번 우승으로 통산 4번(2013,2015,2016,2023)의 롤드컵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이상혁의 다사다난했던 선수생활은 이번 우승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2016년까지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롤의 신으로 등극한 이상혁은 2017년 롤드컵 준우승을 끝으로 롤드컵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8년과 2020년에는 성적 부진으로 소속팀 T1이 롤드컵 진출 티켓을 얻지 못했으며 2019년과 2021년에는 4강에 그쳤다. 지난해 5년 만에 롤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으나 접전 끝에 DRX에 2-3으로 패하며 눈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쳤다. 

지난해의 아픔을 딛기 위해 페이커는 더욱 올해 팀원들과 절치부심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T1은 2023 LCK 스프링 준우승, 2023 MSI 3위로 만족할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페이커' 이상혁. ⓒ연합뉴스

그런 와중, 예기치 못한 부상이 이상혁을 덮쳤다. 이상혁은 2023 LCK 서머 시즌 중반 손목 부상으로 약 두 달간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T1은 신인 미드라이너 '포비' 윤성원을 급하게 콜업했으나 성적은 추락했다. 실제로 이상혁이 빠진 8경기에서 T1은 1승7패에 그쳤다. 

그러나 이상혁의 복귀 후 T1은 귀신같이 부활했다. 비록 최종성적 5위로 2023 LCK 서머 정규시즌을 마감했지만 T1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3-1, 2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3-2로 꺾고 극적으로 결승에 올라섰다. 결승에서 젠지 e스포츠에 0-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상혁의 존재감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알 수 있는 시즌이었다. 

이상혁은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2022 MSI부터 이어졌던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를 끝냈다. 그리고 8번째 참가하는 롤드컵에서 페이커는 그간의 아픔을 씻는 활약을 보여줬다.  

'페이커' 이상혁. ⓒ연합뉴스

특히 페이커가 빛났던 경기는 바로 1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징동 게이밍(JDG)와의 롤드컵 4강전 3세트다. 당시 세트스코어는 1-1이었다.

3세트 중반, T1은 상대에게 내셔 남작을 헌납하며 불리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이상혁이 미드 2차 타워 앞에서 아지르로 '룰러' 박재혁의 바루스를 절묘하게 넘겼고 이를 바탕으로 한타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 한타로 T1은 그대로 상대 넥서스를 부수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후 기세를 탄 T1은 4세트도 이기며 결승행 티켓을 가져왔고 이날 끝내 우승까지 차지했다.

'롤의 신' 이상혁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했다. 그리고 끝내 다시 한번 왕좌에 앉는데 성공했다. 아픔 많았던 이상혁의 2023년은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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