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왕' 대상포진…"면역력 떨어지는 겨울에 더 조심"

송연주 기자 2023. 11.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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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만스쳐도 아픈 통증동반 질환
97%예방 재조합단백질 백신 나와
국내도 예방 백신 개발 열기 후끈
[서울=뉴시스]성동구, 70세 이상에 대상포진 예방접종 모습.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 상태로 있다가 고령층 혹은 면역이 저하됐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과거 수두를 앓았던 이들은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에 잠복해 있는데, 면역력이 떨어지면 잠복해 있던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대상포진으로 발병한다.

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차백신연구소, GC녹십자 등은 기존 백신과 효과가 유사하거나 우수하면서 부작용 부담이 적은 차세대 약물 개발을 목표로 대상포진 예방 백신을 개발 중이다.

대상포진은 피부 발진, 수포, 통증을 수반하는데,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경험한 환자들 사이에선 "옷깃만 스쳐도 찢어지는 듯한 통증 생긴다"는 말이 나온다. 의학적 통증 척도(SF-MPQ)에서 대상포진으로 인한 급성 통증 수치는 22로, 수술 후 통증(15)이나 출산 시 산통(18)보다 높다.

대상포진은 50대 이상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한다. 2021년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72만5800명인데, 이 중 46만5500명(64.1%)가 50대 이상이었다.

대상포진의 합병증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만성통증으로 꼽힌다. 포진 후 신경통(PHN)이 대표적이다. PHN은 대상포진 발병 시 나타난 발진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질환이다. PHN의 의학적 통증 척도(SF-MPQ) 수치는 20으로, 만성 암 통증(8), 류마티스성 관절염(10)보다도 더 높다.

현재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론 국내에 GSK의 '싱그릭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조스터', MSD의 '조스타박스' 등이 나와 있다.

지난해 12월 97% 예방효과로 유명한 싱그릭스가 출시하면서 국내 대상포진 예방백신 시장도 급속도로 커졌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204억원)보다 2배 이상 커졌다. 싱그릭스에 적용된 재조합 단백질 백신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바이러스와 유사한 형태의 항원을 만드는 방식으로, 감염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국내도 대상포진 백신 개발 열기 후끈

시장 확대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개발에 나섰다.

차백신연구소는 싱그릭스와 동일한 방식의 재조합 단백질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을 개발 중이다. 싱그릭스보다 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CVI-VZV-001은 재조합 단백질 항원에 차백신연구소의 면역증강제 '리포-팜'을 조합했다. 리포-팜은 T세포를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세포성 면역반응이 유도되면 우리 몸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공격해 감소시켜, 대상포진과 PHN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대상포진 환자를 치료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 5월 국내 임상 1상에서 첫 환자 투여 후 10월 투여가 완료됐다. 이후 백신의 용량을 늘린 추가 임상을 신청해 지난 10월 승인 받았다.

예방을 넘어 활용 범위도 넓힐 계획이다. 진행 중인 1상 완료 후, CVI-VZV-001을 대상포진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1·2a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임상은 대상포진이 PHN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는 PHN 예방백신의 목적과 대상포진 자체를 치료하는 목적으로 진행된다.

GC녹십자의 미국 자회사 큐레보는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CRV-101은 면역증강제 'SLA-SE'를 포함했다. 면역증강제는 백신과 한 주사에 담겨, 몸에 주입된 후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 2b상에서 큐레보는 50세 이상 678명을 대상으로 CRV-101과 싱그릭스의 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큐레보 역시 이 후보물질이 기존에 승인된 백신과 비슷한 효능을 보이면서 부작용 부담은 적을 것으로 기대하며 개발 중이다.

2021년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울 만큼인 3등급 이상의 중증 주사 부위 부작용이 없었다. 같은 등급의 전신 부작용 비율은 1.3%로 나타났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고 재조합 단백질 백신 등장과 일부 지자체의 고령층 접종 사업 등으로 인해 대상포진 예방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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