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에 시즌 챔피언… ‘슈퍼레이스 인생’

용인=김배중 기자 2023. 11. 20.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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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드라이버 이찬준(엑스타 레이싱팀)은 5일 막을 내린 2023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슈퍼6000 부문 역대 최연소로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8일 경기 용인시 팀 캠프에서 만난 이찬준은 "어릴 때부터 시즌 우승을 꿈꿨는데 최연소로 달성하게 돼 감격스럽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우승해 봤지만 시즌 우승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잘해야 가능하기에 기쁨이 몇 배는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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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드라이버 등극 이찬준
모터스포츠 하위리그 건너뛰고, 최상위 슈퍼6000 최연소 챔프에
30, 40대 막강 선배들 다 제쳐
특기 살려 운전병으로 입대
이찬준이 8일 경기 용인의 엑스타 레이싱팀 캠프에서 거수경례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섰다. 이찬준은 닷새 뒤인 13일 육군훈련소에 입대했다. 뒤로 보이는 차량은 이찬준이 이번 시즌 레이스에서 몰았던 자동차로, 앞 유리에 붙은 숫자 18은 이찬준의 엔트리 번호이다. 용인=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21세 드라이버 이찬준(엑스타 레이싱팀)은 5일 막을 내린 2023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에서 슈퍼6000 부문 역대 최연소로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2018년 김종겸(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이 27세에 시즌 챔피언을 차지한 게 종전 최연소 기록이었다.

국내 최대 모터스포츠 리그인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은 크게 최상위 클래스인 슈퍼6000과 하위 레벨인 GT(Grand Touring) 클래스로 나뉜다. 대개는 GT 클래스에서 담금질한 뒤 슈퍼6000에서도 5년 정도 경험을 쌓아야 정상급 드라이버로 발돋움한다. 이찬준이 올해 세운 최연소 우승 기록은 당분간 깨뜨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8일 경기 용인시 팀 캠프에서 만난 이찬준은 “어릴 때부터 시즌 우승을 꿈꿨는데 최연소로 달성하게 돼 감격스럽다. 그동안 여러 대회에서 우승해 봤지만 시즌 우승은 한 해 동안 꾸준히 잘해야 가능하기에 기쁨이 몇 배는 된다”고 말했다.

이찬준이 레이싱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6세 때인 2008년이다. 자동차 마니아인 아버지를 따라 레이싱 카트를 타러 갔다가 운전에 푹 빠졌다. 그리고 2009년 코리아 카트 챔피언십 주니어부에 처음 출전해 1위를 했다. 이 대회는 7세부터 참가할 수 있다. 이찬준은 2018년까지 이 대회에서 2013년 한 해를 빼고는 모두 정상에 올랐다. 2019년엔 일본 슈퍼 포뮬러 주니어(S-FJ) 무대로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찬준은 고교 3학년이던 2020년 슈퍼6000에 데뷔했다. 당시 18세 165일로 역시 최연소 데뷔였다. GT 클래스는 건너뛰고 곧바로 슈퍼6000 무대를 밟았다. 이찬준은 그때 일반 도로에서 차량을 몰 수 있는 운전면허증도 없었다. 이찬준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느라 7, 8라운드를 건너뛰고도 전체 드라이버 25명 중 19위로 시즌을 마쳤다. 대학 신입생이던 2021년에는 5위, 지난해엔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올해 마침내 국내 최고 드라이버로 등극했다.

이찬준은 “1라운드 우승을 놓치고 다음 날 열린 2라운드에서 곧바로 우승한 뒤 ‘올해는 뭔가 해낼 수 있겠다’는 감이 왔다. 1학기 때는 학교에 계속 다녔는데 2학기 때 휴학을 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입대한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배수진을 쳤는데 뜻을 이뤘다”며 웃었다. 이찬준은 13일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특기를 살려 운전병으로 군 생활을 한다. 이찬준은 “당분간 서킷은 쳐다보기 싫을 만큼 올해 모든 걸 쏟아부었다. 그래서 입대를 결정한 게 아쉽지 않다”고 했다.

이찬준은 동갑내기인 팀 동료 이창욱과 ‘최연소 시즌 우승자’ 타이틀을 놓고 시즌 막판까지 경쟁했다. 전체 8번의 라운드 중 이찬준이 2, 3, 6라운드, 이창욱이 1, 4, 7라운드 정상을 차지했다. 이찬준(132점)이 8개 라운드 합산 랭킹 포인트에서 앞서 이창욱(123점)을 2위로 밀어냈다. 30, 40대가 즐비한 서킷에서 21세 드라이버 둘이 시즌을 이끈 모습도 전례 없던 일이다. 이찬준은 “창욱이에게는 ‘내가 (군대에 가서) 없는 동안 우승 많이 해라’라고 덕담해줬다”며 웃었다.

용인=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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