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멋지다 더샤이'

이솔 기자 2023. 11. 2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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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하고 웃음짓기.

롤드컵에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 중국 현지에서는 손목부상으로 인한 은퇴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더샤이.

더샤이는 페이커와 마찬가지로 '롱 런' 할 선수라는 것을.

솔직히 더샤이의 첫 웃음은 억지 웃음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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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패배하고 웃음짓기. 승리하고 울기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19일 오후 5시,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3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에서는 T1이 웨이보 게이밍(WBG)을 3-0으로 제압, 4번째 소환사의컵을 손에 넣었다.

아쉬운 패배를 뒤로 하고 경기 후 기자회견에 응한 웨이보 게이밍. 롤드컵에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 중국 현지에서는 손목부상으로 인한 은퇴설이 제기되기도 했던 더샤이. 그러나 오늘 기자회견을 보니 더욱 확신이 들었다. 더샤이는 페이커와 마찬가지로 '롱 런' 할 선수라는 것을.

솔직히 더샤이의 첫 웃음은 억지 웃음에 가까웠다. 첫 질문으로 2018년 이후 다시 마주한 결승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그 결과에 대한 생각은 어떤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다.

"결승을 한번 더 하게 됐는데, 결과에 대해서는 아쉽지만 받아들이고, 저희팀이 힘든 길을 잘 해왔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진행될수록 더샤이의 표정은 펴졌다.

팔부상이 문제되는지, 그리고 향후 선수로써 계속 활동하게 될 지 질문이 이어졌다.

"큰 문제는 아니다. 내년 활동같은 경우에는 개인적 컨디션은 프로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휴식을 가지는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고민 좀 해볼 것 같다"

상대 제우스의 맹활약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도 있었다.

"제가 우승을 너무 빨리했다고 생각한다. 패배의 슬픔이라던지 그런 것을 느낄 시간이 없었다. 이번 결승에서 패하며 승리와 패배 모두를 겪어보게 됐는데, 좀더 성숙해진 것 같다.

솔직히 상대 제우스에게 밴픽적으로 편하게 내준 것 같다. 제우스선수가 어리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

이 질문 끝에 그는 비로소 활짝 웃어보였다. 

올해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자신을 평가한다면 몇점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좀 아쉽다는 생각을 한다. (시즌의) 마지막 경기에서 패한 것이라 참 씁쓸하다. 내가 나이도 많아진 것 같아 아쉽다. 좀 더 어렸더라면 재미있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싶다"

인터뷰 막바지에는 패자의 비참함과 슬픔은 더샤이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 시즌, 혹은 더 나아가 인생에서의 도전을 앞둔 즐거움을 그의 표정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혹자는 '그럼 사진찍는데 억지로라도 웃어야 하는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일생 일대의,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에서 좌절한 상황에서도 본인이 억지로라도 웃을 수 있는지를.

짧은 순간이었지만, 더이샹 '중학생 리븐 장인' 시절의 그 모습이 아닌, 진정한 남자로 거듭난 더샤이를 보고 필자도 많은 것을 배웠다. 멋지다 더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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