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송평인]아파트 고층서 초등학생이 던진 돌에 맞아 숨진 70대
▷2015년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캣맘 벽돌 사망 사건’이 일어났다. 한 아파트 옥상에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투척한 벽돌에 아래에서 고양이 집을 지어주던 55세 여성과 29세 남성이 맞아 여성은 사망하고 남성은 두개골이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 벽돌을 던진 아이는 10세도 되지 않아 형사처벌은 물론이고 보호처분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2007년에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 둘이 장난삼아 벽돌을 투척했다가 같은 아파트에 사는 40대 남자가 사망했다. 중학생들은 14세 미만으로 형사처벌은 면했지만 보호처분을 받았다. 널리 보도된 사건이 이렇다는 것일 뿐이고 상해에 그친 사건이나 다행히 피해를 면한 사건까지 포함하면 드물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과거 두 사건은 옥상에서 돌을 던졌다. 소방법에 따르면 아파트 옥상문은 화재 시 고층 가구 거주자들의 안전을 위해 개방하도록 돼 있다. 2015년 사건 이후 신축 아파트의 경우 평상시에는 잠가두고 화재 시에만 자동으로 여는 개폐 장치를 달도록 건축법으로 의무화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이런 장치가 없는 곳도 허다하다. 경찰에서는 투척 사건만이 아니라 추락사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잠가두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소방법과 충돌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이번 사건은 복도식 아파트의 복도에서 돌을 던졌다. 복도식 아파트를 계단식 아파트로 다 바꾸기 전까지 대책이 난감하다. 계단식 아파트로 다 바꾼다 해도 창문을 열고 던지는 것까지 막을 방도는 없다. 그러나 아이들이 무심코 던지는 돌에 누군가 맞아 죽는 황망한 일만은 없어야 한다. 유족은 누굴 탓하기도 어려운 고통에 시달리고, 아이나 부모에게는 평생 마음의 죄책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도시의 속도가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도로 무단횡단을 삼가고 골목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동차에 주의하도록 가르친다. 그러나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아파트가 많은 나라임에도 도시의 높이가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그만큼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다. 건물에서의 추락이나 투척의 위험에 대한 교육을 어릴 때부터 강화해야 한다. 날벼락을 피하려고 수시로 하늘을 쳐다보고 다녀야 하는 나라가 돼서는 곤란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0대 기업 3곳중 2곳 부채비율 증가… “고금리에 자금난”
- [천광암 칼럼]2030은 모르겠고 표는 얻고 싶은 민주당
- 尹대통령 “中, 러·북 동조 이익 안돼…이해관계 달라”
- 이재명 “정부가 전액 삭감한 요양병원 간병비 예산 복원할 것”
- 합참 “北 정찰위성 발사 중단해야… 강행시 필요한 조치 강구”
- 이스라엘軍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서 55m 지하터널 발견” 영상 공개
- 채소랑 과일 같은 음식보다 육류를 많이 드신다구요?
- 與, 한동훈 역할 놓고 “서울 박빙지 출마” “비례대표로” 갑론을박
- “60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 마약 30kg 밀반입한 조직 검거
- ‘남미 트럼프’ 극우 밀레이, 아르헨 대통령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