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우 칼럼] 청년정치 없이 미래는 없다
21대 국회서 청년의원 4.3%뿐
젊은 정치인 육성시스템 만들어
청년 목소리 적극 정책반영해야
지난 9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호 혁신안’을 내놓았다. 비례대표 당선 가능 순번에 청년 50% 의무화, 당선 우세지역 청년 전략 지역구 선정, 정부 및 지자체 위원회 청년 참여 강화를 골자로 삼았다, 16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 혁신안을 ‘존중한다’고 의결했다. 추후 공천위원회가 이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헌정사 최초 0선 30대 당 대표가 미심쩍게 내쳐지자, 한껏 고무됐던 청년들의 참여 열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진보 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N번방’ 성 착취 사건을 고발한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강성 지지자들의 출당·징계 요구에 쫓겨나듯 물러나자, 젊은 여성들의 참여 의욕도 함께 꺾였다. 청년 정치의 상징이었던 정의당의 장혜영, 류호정 의원이 대선과 지선 패배에 따라 집중포화를 받자 주위의 청년 지지자들도 함께 고꾸라졌다.
39세 이하 청년 인구는 31%이지만, 이들을 대변하는 21대 국회 기준 2030 국회의원은 4.3%에 불과한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가뜩이나 숫자로 극한 열세인 청년 정치인과 지망생들은 우리 사회의 냉혹한 심판과 편견에 짓눌려 온전히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불공정한 처지에 놓여 있다. 청년 정치인을 볼 수 없고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 어떻게 청년 정치가 성공하길 바라나?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청년 유권자를 대변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 청년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정책으로 승화할 수 있는 또래의 정치인들을 원한다. 이들을 보며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해결책은 뭘까? 진심이 담긴 젊은 정치인 육성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이 제안한 것처럼 모든 정당이 기초광역의회 비례대표 공천 대부분을 청년에게 할당해서, 청년정치인의 국회 입성을 위한 토양을 마련해 줘야 한다. 여기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50% 청년 할당을 여야가 동시에 추진한다면 절묘한 ‘적극적 우대 조치’를 현실화할 수 있다.
머릿수 못지않게 중요한 게 내실화다. 내실화를 위한 첫 출발점은 ‘실패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다. ‘준비 없이 정치판에 들어왔다’ ‘능력도 철학도 소신도 없다’라고 몰아붙일 게 아니라, 실패를 당연히 여기고 실패로부터 얻는 교훈에 큰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비례대표나 지역구 후보 발굴 시 이 기준이 우선 적용될 필요가 있다.
정치 후원금의 불공정도 개선해야 한다. 청년정치인의 후원금 상한을 높이고 세제 혜택을 강화해서 인맥에서 뒤질 수밖에 없는 신진 정치인들의 열세를 살펴야 한다. 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어야 한다.
청년들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게 있다. 좌건 우건, 이대남이건 이대녀건 상대를 적대시하는 오류를 범해선 안 된다. 언제나 어떤 질문과 토론에도 참여하여 개방된 태도와 포용력으로 상대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1993년생 미국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이끄는 ‘터닝포인트’라는 비영리단체는 반대파의 질문과 토론에 언제든지 응하는 방식으로 젊은 보수의 세력화를 꾀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오랜 불신과 불합리한 비난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나 정치권은 꼰대로 가득 차 있다는 편견을 버리고, 청년과 미래에 진심인 합리적 기성세대도 적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기성세대는 다시금 다짐하자. 청년정치 없이 미래는 없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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