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드롬`…국민의힘 구원투수 될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한 장관 후임자 검증에 들어갔다는 말까지 나오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치권 진입이 가시화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여권의 총선 승리와 지지율 회복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미칠 지는 미지수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강력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대구스마일센터'와 달성 산업단지를 방문했다. 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대구 시민을 향해 "단 한 번도 적에게 이 도시를 내주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워 이긴 분들"이라며 "대단히 깊이 존경해왔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의견은 많을 수록 좋다"며 "총선이 국민 삶에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기존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일만 한다"는 발언으로 적극 부인해오던 태도와는 달라진 셈이다.
한 장관은 서울행 열차 탑승 시간을 3시간 미뤄가며 밀려드는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히 응하기도 했다. 국무위원이라기보다 정치인에 가까운 행보를 한 셈이다. 한 장관은 21일에는 대전을 찾는다.
정치권에서는 한 장관이 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한 장관 후임 검증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런 관측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한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이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끄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출마 지역구도 한 장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강남3구 등 국민의힘에 유리한 지역구가 거론된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비례대표 순번을 부여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등판하면 30% 박스권에 갇혀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장관이 대중적 인기와 보수층 지지를 강하게 받고 있다는 데 근거한 관측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세간의 분석과 달리 한 장관은 중도층에도 확장성이 있다"며 "특히 '갑질'에 시달리고 있는 직장인 혹은 공무원들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는 후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한 장관이 민주당 의원들의 막무가내 공세에 강경 대응할 때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한다"며 "자신에게 예의를 지키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 잘하지 않는가"라고 덧붙였다. 총선 승리를 위해선 한 장관만한 카드가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권 내부 기존 대권 주자들이 큰 파장을 못 일으키고 있는 현실도 한 장관 등판의 필요성을 높여준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안철수의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등은 기성 정치인으로 신선한 활력을 불어주지는 못하는 반면, 한 장관의 경우 여권 대선 주자 1위에 올라설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좋은 집안 배경에 준수한 외모, 패션 감각, 학벌, 실력 등 많은 것을 갖춘 귀족형 인물"이라며 "기성 정치인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던 '개천의 용' 이미지와 다른 점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섞인 시선도 적지 않다. 일각에선 황교안 전 대표를 사례로 든다. 황 전 대표는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21대 총선을 진두지휘했다가 공천논란 등을 일으킨 바 있다. 검사 출신인 황 전 대표는 정치 입문 전 국무총리, 법무부 장관, 대통령 권한대행 등 주로 행정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또 본인선거(종로구)에서도 패한 뒤, 뚜렷한 정치적 활로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에 적합할 성격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소신과 다른 정치적 선택이 가능하냐는 것이다. 비윤(비윤석열)계의 한 의원은 "정치적인 감각은 뛰어나지만 현실정치는 다를 수도 있다"며 "자신이 걸어왔던 길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이어 "이럴 때 한 장관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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