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부터 곽빈까지…'국제용 선발' 4명 얻은 한국 야구(종합)
APBC 선발 출격한 선발 4명 전원 호투…평균자책점 2.49 합작
(도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우완 에이스 곽빈(두산 베어스)이 세 번째 도전에서 국제 경쟁력을 증명했다.
곽빈뿐만 아니라 문동주(한화 이글스), 이의리(KIA 타이거즈),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등 이번 대회 출전한 한국 선발 투수들의 릴레이 호투는 최대 소득으로 남았다.
곽빈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맞붙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곽빈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담 증세로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아쉬움을 털 수 있게 됐다.
가장 부담스러운 경기에 등판해 폭포수 같은 커브로 일본 타자를 가을바람에 나부끼는 낙엽처럼 돌려세웠다.
이제껏 국제대회 일본전은 왼손 투수가 등판하는 게 이른바 '정석'이었다.
곽빈은 우완 정통파 투수도 '일본 킬러'가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더불어 선발 맞대결을 펼친 일본 우완 투수 이마이 다쓰야(4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에게도 판정승했다.
이날 곽빈은 시속 150㎞대 초중반 직구를 꽂아 넣으며 정교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섞어 던져 일본 타선을 묶었다.
곽빈은 1회초 2사 후 모리시타 쇼타에게 중견수 오른쪽 안타를 내줬지만, 4번 타자 마키 슈고를 몸쪽 커브로 삼진으로 잡았다.
가장 큰 위기는 2회에 찾아왔다.
곽빈은 선두타자 사카쿠라 쇼고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예선 한국전에서 솔로포를 터뜨렸던 만나미 주세이에게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허용했다.
곽빈은 아웃 카운트를 하나 채운 뒤 연속 볼넷으로 흔들리며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곽빈은 최일언 투수코치의 마운드 방문으로 평정심을 되찾았고 다음 타자를 범타 처리해 결자해지했다.
3회 안타와 볼넷으로 내준 2사 1, 2루에서 곽빈은 다시 만난 만나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유도해 설욕했다.
곽빈은 투구 수 60개를 넘긴 4회에서는 안타 하나만을 내주고 타자 3명을 삼진 3개로 잡는 위력을 떨쳤다.
다만 5회 2사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중 마키에게 2구째 던진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로 몰렸고, 마키는 비거리 120m짜리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곽빈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침착하게 잡아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때까지 2-1로 앞서고 있던 한국은 6회말 한 점을 더 잃어 2-2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한국은 연장 10회 혈투 끝에 일본에 3-4로 역전패했다.
결과는 2회 연속 준우승이지만, 의미는 작지 않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특히 선발진의 호투가 반갑다.
이번 대회 한국 선발 투수들은 4경기에서 21⅔이닝을 책임져 6점의 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2.49를 합작했다.
이들은 내년 열릴 예정인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 주축 선발 투수로 '눈도장'을 받았다.
16일 호주와 조별리그 첫판 선발로 등판한 문동주는 제구력 난조로 다소 고전하긴 했으나 5⅔이닝 102구 5피안타(1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문동주가 든든하게 버텨준 덕분에 한국은 연장 승부치기에서 호주를 3-2로 제압할 수 있었다.
17일 일본과 조별리그 2차전 선발을 맡은 이의리는 한국 선발 투수 가운데 이번 대회 유일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일본 타선을 6이닝 6피안타(1홈런)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묶은 것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대표팀에서 낙마했던 이의리는 이번 대회로 류중일 감독 앞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번 대회까지 올해 열린 국제 대회에 모두 출전한 원태인 역시 결승행 티켓이 걸린 18일 대만전에서 5이닝 3피안타(1홈런)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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