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싸웠으나 또 넘지 못했다…한국야구, 8년째 이어진 '도쿄돔 일본전' 악몽

APBC 결승서 연장 10회 3-4 패, 2연속 준우승
프로선수 대표팀 대결 기준, 대 일본전 8연패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3대4로 패배를 거둔 대한민국 마무리 정해영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일본)=뉴스1) 문대현 기자 = 한국 야구가 이번에도 일본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력의 차이를 젊은 패기로 극복하는 듯 싶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APBC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치열한 승부 끝에 3-4로 역전패했다.

2017년 초대 대회 결승에서도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은 6년 만에 열린 2회 대회에서 설욕을 노렸으나 이번에도 고개를 숙였다. 최근 수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일본전 패배 사슬을 또 끊어내지 못했다.

한국은 이승엽, 이대호 등이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본에 앞섰다. 세밀한 일본 야구에 고전은 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 야구로 극적인 승리를 따내곤 했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했는데, 오타니 쇼헤이에게 고전하며 0-3으로 끌려갔으나 투수가 바뀐 9회 4-3으로 엎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승리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한국은 일본과 프로 선수들 간 맞대결에서 7연패에 빠졌다.

2017 APBC 예선(7-8 패)·결승(0-8 패),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8-10 패)·결승(3-5 패), 2020 도쿄 올림픽 준결승(2-5 패), 2023 WBC 1라운드(4-13 패), 2023 APBC 예선(1-2 패)까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당연히 도쿄돔에서 열린 경기에서도 일본을 이기지 못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슈퍼라운드에선 2-0으로 한국이 이겼으나 당시 일본 대표팀은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됐기에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없었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5회말 이닝을 마친 대한민국 선발 곽빈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김혜성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3.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한국은 이날만큼은 일본을 꺾고 지독한 연패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이날 한국은 3회 노시환의 2타점 적시타로 먼저 앞서 나갔다. 그러나 5회와 6회 각 1실점하며 동점을 내줬고 연장 10회 승부치기로 흘러갔다.

10회초 윤동희의 적시타로 1점을 냈으나 10회말 마무리로 등판한 정해영이 2실점하며 아쉽게 졌다.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같은 조건이었던 세계 최강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선발 곽빈이 5이닝 1실점으로 버텼고 불펜 최지민도 8회 1사 1, 2루의 위기를 막아내고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노시환, 최지훈이 멀티 히트로 일본을 압박했다.

이 외에 선수들도 도쿄돔에서 4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 일본에 당당하게 맞섰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아깝지 않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에 내일의 희망을 보았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도쿄돔 일본전'이 악몽으로 끝났다는 것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10회초 승부치기 무사 1,2루 상황, 대한민국 김도영이 타격 후 1루로 향하다 아웃되고 있다. 2023.11.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