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 라면매장에 ‘1500원’ 놓고간 남학생…점주 “귀엽고 대견” 무슨 사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라면 등을 파는 무인 점포에서 외부 음식을 먹은 남학생이 '자릿세'를 내고 간 사연이 전해졌다.

점주는 외부에서 가져온 음식을 먹은 후 그냥 가는 사람도 있다며, 이 학생에 대해 "어른보다 더 대견하다"며 칭찬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무인 라면집에 돈 놓고 간 학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중랑구에 작은 무인 라면 점포를 운영한다고 소개한 A 씨는 "가게를 정리하고 있는데 휴지 케이스 안에 돈이 있었다"며 운을 뗐다.

돈의 정체를 알지 못한 A 씨는 점포 내 폐쇄회로(CC)TV를 살펴봤다.

CCTV 영상에는 한 남학생이 외부에서 사온 컵라면을 A 씨 매장에서 먹는 모습이 잡혔다.

이 남학생은 곧 CCTV를 향해 1000원 짜리 한 장과 500원 짜리 하나를 휴지 케이스 안에 넣고 간다는 몸짓을 보였다. '자릿세'를 낸다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A 씨는 "우리 가게에는 끓이는 라면만 팔고 현금 결제는 안 된다"며 "학생이 카드가 없었는지 외부에서 컵라면을 사서 들어와 먹었다"고 했다.

이어 "(나한테)미안했는지 1000원 짜리 한 장과 500원 짜리 하나를 놓고 간다고 카메라 2개에 보여줬다"고 했다.

A 씨는 "지난달에는 어른 4명이 옆 가게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들어와 먹고만 갔다"며 "그때는 참 씁쓸했는데, 이렇게 훈훈한 일도 있다. 오랜만에 마음 예쁜 아이를 봤다. 귀엽고, 착하고, 어른보다 더 대견하다. 기분이 좋다"고 했다.

A 씨는 동네 편의점에는 라면을 먹을 곳이 없어 자기 매장을 찾은 것으로 추측했다.

A 씨는 "동네 편의점에 라면 먹을 곳이 없다. 아이들이 놀이터나 길거리에 앉아 컵라면을 먹더라"며 "영상이 찍힌 당일에 비가 내리고 추워서 그랬는지, 망설이다가 들어와 먹고 돈을 두고 간 것"이라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어른보다 낫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것 같다", "내가 라면을 사주고 싶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yul@heraldcorp.com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