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새 시즌 앞둔 BNK 박성진 “끊었던 클래식을 다시”
본 인터뷰는 9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3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프로 데뷔 시즌을 마친 박성진의 비시즌은 바빴다. 트리플 잼 존스컵 박신자컵 등 각종 대회에 참가해야 했고,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3X3 경기에도 출전했다. 훈련은 일정 축에 끼지 못할 정도다. 그런 박성진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의외(?)의 이야기를 하나 전했다. 돌아오는 시즌엔 클래식을 듣겠다는 것이다.
“제 텐션이 높은 편이라 예전부터 차분해지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그래서 경기 전에 항상 클래식을 들었는데, 지난 시즌엔 자주 안 들었어요. 잠시 (클래식 감상을) 끊었는데, 이번 시즌엔 다시 들을 예정입니다(웃음)”
(인터뷰 당시) 아시안게임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몸 상태는 어떤가요?
아픈 곳도 없고, 나쁘지 않아요. (현지에서의 훈련은 어때요?) 코트 사용 시간이 짧은 게 아쉬워요. 팀당 1시간씩 사용하는데, 몸이 풀릴 때쯤 운동이 끝나더라고요. 그래서 웨이트장에서 러닝을 많이 하고 있어요.
3X3 국가대표로서의 포부도 밝혀주세요.
아직 미숙한 점이 많아요. 그래도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나온 만큼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더 적극적으로 하고, 할 수 있는 만큼 끝까지 해보려고 해요.
부상 없이 귀국하길 바랍니다. 이번 여름 이야기부터 해볼게요. 프로 데뷔 첫 비시즌이었는데, 소집 후 어떤 일정을 소화했나요?
6월 초에 휴가를 끝내고 복귀했어요. 개인적으론 몸을 적당히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더라고요. 첫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온몸에 알이 배었어요.
울었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웨이트 트레이닝이 너무 힘들었어요. 울면서 했죠(웃음). 존스컵에 나가야 하는데, 소집이 늦어서 몸을 빠르게 만들어야 했어요. 그래서 강도가 높았던 것 같아요.
존스컵은 어땠나요?
여러 나라 팀의 경기를 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아, 저렇게 하는 방법이 있구나'라는 걸 느낀 시간이었어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키가 큰 선수들이 포스트에서 볼을 잡았을 때, 발을 빼내는 기술을 많이 봤어요. 저는 저보다 키 큰 수비수와 마주하면서 포스트에서 볼을 잡았을 때, 피하거나 볼을 빼내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빼내지 않는 선수들이 있었어요. 오히려 몸을 더 붙여서 공간을 만들고, 슛을 쏘더라고요. 아니면, 슛 동작을 통해 상대가 나오면 발을 빼내서 쏘는 동작을 취하거나요. 엄청 어려운 기술을 하기보단 쉽고 기본적인 동작을 해나가는 걸 보면서 '어렵고 화려한 기술이 아닌 기본적인 동작으로 풀어나가는 좋은 방법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존스컵을 마친 후엔 대표팀에 합류했고, 중간에 박신자컵에 참가했어요.
네. 귀국한 다음 날에 바로 진천 선수촌에 들어갔어요. (박신자컵엔 청소년 국가대표가 아닌 프로 선수로 경기에 나섰어요) 청소년 대표 때 두 번, 이번이 세 번째였어요. 프로 선수로는 처음이고요. 처음 박신자컵에 나갔을 땐 막내였고, 뛸 기회도 많지 않았어요. 2번째로 출전했을 땐 많은 경험을 했고, 오랜 시간 뛰면서 색다른 무대를 느꼈어요. 그리고 이번엔 큰 아쉬움이 남았어요.
이유는요?
감독님께서 저한테 리바운드와 궂은일, 넘치는 에너지를 바라셨어요. 분위기 살리는 역할을 바라셨죠. 그런데 저는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어요. 잘 안 풀리니까 축 처지더라고요. 안 풀려도 겉으론 드러내지 말고 더 힘냈어야 했어요. 신입이면 겁 모르고 해야 하는데, 너무 위축됐던 게 아쉬워요.
지난 2022~2023시즌도 한 번 짚어볼게요.
적응하는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확실히 고등학교와는 달랐어요. 프로는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배운 시간이었어요.
고등학교와는 어떤 점이 달랐나요?
일단, 고등학생 때는 제가 피지컬이 좋은 편이었어요. 웬만한 상대는 저보다 작았고, 제가 힘을 살짝 풀어도 플레이에 영향은 없었죠. 그런데 프로에선 제가 조금이라도 힘을 풀면, 큰 타격으로 돌아오더라고요. 잠시라도 긴장을 풀면 안 되는 점이 가장 큰 차이 같아요.
이번 비시즌엔 어느 부분에 신경을 썼나요?
웨이트 트레이닝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농구는 느는 게 명확하거나 빠르게 안 보이는데, 웨이트는 하루만 지나도 발전하는 게 확연히 느껴져요. 몸이 단단해지니까 운동할 때 수월해지는 부분도 많고요.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느낀 비시즌이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훈련도 하나 꼽아주세요.
웨이트 서킷 트레이닝이요. 변(연하) 코치님께 딱 걸려서 코치님과 1대1로 한 바퀴 돈 적이 있는데, 정말 정신이 아찔했어요. 한 바퀴가 10분 정도였는데,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뛴 느낌이었어요. 그래도 코치님 덕분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어서 감사해요.
이번 시즌 목표도 궁금합니다.
사실 전 큰 목표를 세우는 편이 아니에요.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는 편이죠. 매일 저녁에 다음 날의 목표 1~2개씩을 정하고, 그걸 달성하려고 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목표를 높게 잡으면 실망도 크더라고요. 제가 마인드 컨트롤하는 방법의 하나인 것 같아요. 저를 흥분시키지 않고, 차분하게 하려고도 하고요.
차분하게요?
제 텐션이 높은 편이라 예전부터 차분해지라는 조언을 받았어요. 그래서 경기 전에 항상 클래식을 들었는데, 지난 시즌엔 자주 안 들었어요. 잠시 (클래식 감상을) 끊었는데, 이번 시즌엔 다시 들을 예정입니다(웃음).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전해주세요.
저는 계속 발전하는 선수, 기대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저 선수가 다음엔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까?’라고 궁금해지는 선수요. 그런 선수가 되기까지 분명 힘든 상황이 많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끈기 있게 계속, 안 돼도 적극적으로 하다 보면 목표에 닿을 거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진 = WKBL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