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비율, 3개월 만에 세계 4위 → 3위

GDP 대비 126.1%, 홍콩·중국 다음
증가 속도도 러·중 다음으로 빨라
국제금융협회 “부도 증가도 우려”
가계부채는 소폭 하락했지만 1위
한국 기업부채 수준이 3개월 만에 세계 4위에서 3위로 상승하고 증가 속도도 세계 2~3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가 계속되고 경기부진이 지속되다 보니 국내 기업의 빚은 더 커지고 이자 부담도 높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 16일 발표한 34개국(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을 대상으로 한 세계 부채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26.1%로 홍콩(267.9%), 중국(166.9%)에 이어 세계 3위였다.
2분기(120.9%)와 비교하면 5.2%포인트 올라 130.2%에서 125.0%로 낮아진 싱가포르를 제치고 순위가 한 계단 올랐다. 홍콩이 중국 영토라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중국에 이어 사실상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봐도 된다.
가계부채만큼이나 기업부채도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한국의 기업부채 증가 폭은 말레이시아(28.6%포인트)에 이어 세계 2위였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기업부채 비율은 5.7%포인트 높아져 러시아(13.4%포인트)와 중국(8.6%포인트) 다음으로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1년 동안 기업부채 비율이 높아진 국가는 러시아, 중국, 한국, 사우디아라비아(5.5%포인트), 인도(2.6%포인트), 베트남(2.5%포인트), 케냐(1.2%포인트), 남아프리카공화국(0.3%포인트), 이집트(0.1%포인트) 등 9개국이었다. 유로 지역은 8.0%포인트 줄었고 영국(-3.6%포인트), 일본(-2.5%포인트), 미국(-2.2%포인트)도 기업부채가 감소했다.
국내 기업부채가 지난 3분기에 증가한 데에는 실적이 좋지 못한 데다 향후 경기 악화에 대비해 자금을 쌓아두려는 심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 기업대출(원화)은 지난 7~9월 각각 8조7000억원·8조2000억원·11조3000억원이 늘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달 12일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과 계절적 요인도 작용하면서 지난 9월 기업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IIF는 한국 등의 기업 부도 증가도 우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올 10월까지의 기업 부도 증가율 조사에서 한국은 약 40%로 주요 17개국 중 네덜란드(약 60%) 다음으로 높았다.
IIF는 “유럽 등 많은 국가 은행이 민간 부문 대출을 줄이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의 취약성 증가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고 이는 기업 부도 건수 증가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지난 3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2%였다. 지난 2분기(101.7%)와 지난해 3분기(104.8%)보다 각각 1.5%포인트·4.6%포인트 하락했으나 2020년 이후 계속된 ‘GDP 대비 가계부채’ 세계 1위는 변함이 없었다.
한국은 대상 국가 중 유일하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가 넘었다. 2위와 3위는 홍콩(95.2%)과 태국(91.5%)이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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