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나무심기 뒤 ‘싹둑’…왜?
[KBS 창원] [앵커]
기후 변화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산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치단체들은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나무를 심습니다.
창원에서도 10년여 전, '그린시티 천만 그루 나무심기'로 곳곳에 많은 나무를 심었는데요.
하지만 당시 심은 수백 그루 나무를 한 번에 베어낸 일이 생겼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최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창원 귀산동과 가포동을 잇는 마창대교.
다리 밑으로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이어집니다.
2011년 창원시가 '그린시티 천만 그루 나무 심기'로 마창대교 다리 밑에 3년 정도 자란 편백나무 천 그루를 심은 것입니다.
그런데 다리를 받치는 기둥, 교각 주위엔 나무가 한 그루도 없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곳곳에 나무 밑동만 남았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
마창대교 측에서 10년 이상 자란 편백나무가 교각을 점검하는 데 방해돼 조치를 해 달라고 요청하자, 창원시가 나무들을 잘라낸 겁니다.
비용 6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창원시가 잘라낸 편백나무는 모두 110여 그루인데요.
이 나무들은 마창대교 교각 3곳의 바로 옆에 심겨져있었습니다.
나무를 심을 당시 마창대교 점검을 위해 교각 주위를 비워둬야 한다는 점을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탓입니다.
[창원시 성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심을 때는 그렇게까지 생각을 못 하셨겠죠. 그때는 작은 나무를 심다 보니까…."]
나무를 옮겨 심거나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었는지, 고민이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박정기/곰솔조경 대표 : "10년 정도 자라면 탄소 흡수량도 많아지고 온도 저감에다 피톤치드도 많이 내뿜는데, 이런 나무를 베어버렸다는 것은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4년 전, 뿌리가 옆으로 뻗는 특징을 모르고 완충녹지에 메타세콰이아를 심어, 인근 주택에 균열이 생기면서 18억 원을 들여 나무를 베어낸 창원시.
새로운 나무를 심는 것보다 소중한 나무를 지키고 키워내지 못해 세금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KBS 뉴스 최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최진석 기자 (c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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