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던 계모 살해·암매장한 40대男 구속…“도망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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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붓어머니를 살해한 뒤 죽은 친아버지 고향에 암매장한 40대 남성이 19일 구속됐다.
19일 서울남부지법 양형권 판사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배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살해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예천을 찾아 이 씨의 휴대전화를 유기하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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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남부지법 양형권 판사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배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열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심문 전인 오후 2시 20분경 법원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배 씨는 진녹색 패딩 점퍼를 입고 점퍼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모습을 드러냈다. 배 씨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하며 ‘계획 범행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갑자기 화가 나서”라고 말했다. ‘돈 때문에 (계모를) 살해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며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법원에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경찰은 배 씨가 사건 은폐를 위해 시신 유기 장소로 자신의 친아버지이자 이 씨의 전 남편인 A 씨의 고향, 경북 예천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30여년 전 이 씨와 재혼했고 1년여 전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배 씨가 죽은 이 씨가 마치 30여년 간 함께 살다 죽은 A 씨를 그리워해 고향을 찾았다가 연락이 두절된 것처럼 사건을 꾸미려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배 씨는 살해 다음 날인 지난달 20일 예천을 찾아 이 씨의 휴대전화를 유기하고 암매장 장소를 물색했다. 그는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자택으로 복귀했고, 다음날인 21일 오전 1시경 렌트한 자동차에 이 씨의 시신을 싣고 예천을 다시 찾아 시신을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 암매장했다.
사건이 일어난지 한 달여 후인 지난 13일 이 씨의 이웃 주민이 동사무소에 “개가 계속 짖어댄다”는 신고를 했고, 이를 확인하러 온 동사무소 직원은 이 씨가 없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건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신고 이틀 만인 15일에 배 씨가 이 씨의 통장에서 30만 원을 인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이번 사건을 단순 실종 사건에서 살해 의심 사건으로 전환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배 씨는 경찰에 용의자로 지목된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끄고 도주했다. 그러다 경찰은 신고 나흘 만인 17일에 배 씨를 경기도 수원의 한 모텔에서 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 18일에 경북 예천의 한 하천 갈대밭 주변에서 암매장된 이 씨의 시신을 발견했고 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이 씨가 기초생활수급자였다’는 일각의 추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나 동사무소 복지과 관리 대상이 아니었다. 경찰에 따르면 동사무소 복지 담당 직원은 이 씨 이웃의 신고를 받고 확인하러 간 것으로, 이 씨의 부재를 확인하고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 뿐이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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