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상민 경질” 여 “또 장관 탓”…‘행정망 먹통’ 책임 공방
“무능 금메달감” 민주당, 장관 책임론 부각 대국민 사과 촉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모두 정부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를 비판했지만 온도차는 컸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신속한 복구를 정부에 촉구하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여당 내에서는 “(이 정도 사태면) 당해도 싸다” “정략적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는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로 많은 국민들께서 불편과 혼란을 겪으신 데 대해 집권여당으로서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복구 작업과 별개로, 교체한 네트워크 장비 등을 분석해 정확한 장애 원인을 국민들께 상세히 밝힐 계획”이라며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장애 대응 체계와 서버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고 더 탄탄한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해선 “시스템의 완전 정상화를 위한 관계 당국의 신속한 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우택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가 총력을 다해 대응해 정상운영화했지만 이번 사태로 국민께서 겪은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정부는 완전한 복구, 정상화 시점까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민원서류 발급 추가 장애 가능성에 대비한 임시발급 방안을 마련하고 이번 사태로 국민이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조치해야만 한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또한 차제에 전산망의 서버 이중화나 백업 관리로 데이터 안정성과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신속한 복구 대응 체계를 마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갑자기 마비됐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이 정도면 (비판을) 당해도 싸다”면서도 “이번 사안으로 (국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보고 그러진 않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상민 장관 개인의 잘못이 아니고 국가정보관리원 (잘못)”이라면서 “이태원처럼 (여론이) 그렇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비윤석열계 의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이 장관 책임론을 부각하는 데 대해 “(민주당은) 숨만 쉬어도 장관 책임이라고 하는데 옛날에 정권 잡았을 때는 안 그랬냐.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면서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장관 책임론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는 목표가 정해진 것이다. 원인을 알고 싶은 것보다 정략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부의 ‘행정망 먹통’, 2023년 대한민국을 석기시대로 돌려놓고 겨우 뒷북 사과뿐이냐”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정부 행정전산망 마비 사태가 계속되며 끝이 보이질 않는다”며 “일부 복구되었지만 여전히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당장 내일이 월요일인데 언제 완전 복구될지 기약도 없다. 무능도 이 정도면 올림픽 금메달감”이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바지 총리’ 뒤에 숨어 있지 말고, 국민께 직접 나서 사과드리시라. 이상민 장관이 이번에도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버틸지도 지켜보겠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전날에도 “윤 대통령은 당장 대국민 사과를 하시라. 159명의 희생 앞에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어 하던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즉각 경질하시라”고 밝힌 바 있다.
박순봉·조미덥·이두리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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