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CGV ‘매진’에 거리응원까지… ‘롤드컵’ 열린 서울에 ‘1억 팬’ 눈 쏠렸다
이용자 1억, 상금 29억… 이미 ‘빅리그’
결승열린 고척돔 매진, 거리응원도 ‘만원’
19일 오후 8시10분경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현장. 페이커(이상혁)가 이끄는 T1이 결승 상대인 중국 웨이보게이밍(WBG)을 3대0으로 꺾고 우승을 확정 짓자 현장에 모인 1만8000여 명의 관객의 환호성이 쏟아졌다. 2013년 프로 게이머 생활을 시작한 페이커는 롤드컵에서 T1 소속으로 4회 우승을 차지했다. T1이 우승한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리그오브레전드(LoL·롤)는 2009년 글로벌 게임사 라이엇게임즈가 출시한 온라인 전투 게임으로 전 세계 월 이용자 수는 1억 명 이상이다. 리그오브레전드의 세계 대회는 월드컵만큼 인기가 높아 ‘롤드컵’으로 불린다. 페이커를 포함한 한국 리그오브레전드 대표팀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이른바 ‘e스포츠계의 메시’로 불리는 페이커의 추정 연봉은 70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2시경부터 고척 스카이돔 근처 지하철1호선 구일역에선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은 다양한 국적의 게임 팬들이 쏟아져 나왔다. 역을 빠져나오는 데만 3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릴 정도로 붐볐다. 고척 스카이돔의 1만8000여 석은 이미 8월 예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고척 스카이돔이 보이기 시작하자 게임 팬들은 하나같이 ‘페이커’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를 보였다.
결승전 전인 16~18일 광화문광장에선 문화 행사가 열렸고 8만1400여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18일 부산에서 자녀들과 함과 상경해 광화문광장을 찾은 김세란 씨(50·여)는 “아들이 평소에 롤드컵, 페이커 이야기를 자주 했다”며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니 나도 모르게 흥이 난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세대와 성별, 국적을 뛰어넘는 다양한 게임 팬이 롤드컵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적인 문화 행사와 ‘스토리텔링’을 앞세우는 것에 집중했다. 걸그룹 ‘뉴진스’가 부른 롤드컵 공식 주제곡 ‘GODS’는 유튜브에 지난달 4일 공개된 뒤 현재 누적 조회 수 3750만 회를 넘어섰다. 고척 스카이돔 결승전 개막 공연엔 엑소(EXO) ‘백현’이 참여한 가상 아이돌 ‘하트스틸’과 뉴진스가 등장해 무대를 꾸몄다.
롤드컵은 40일간 한국에서 진행된 뒤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했다. 한국 4개 팀을 포함해 전 세계 22개 팀이 참여해 서울과 부산에서 예선전과 토너먼트까지 총 53경기를 벌였다. 이번 대회의 총상금은 222만5000달러(약 29억 원)로 우승팀이 이 중 20%를 가져간다. 롤드컵의 우승 트로피인 ‘소환사의 컵’은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앤코가 제작했다.
한국이 롤드컵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에는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년에는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결승전이 각각 열렸다. 내년 롤드컵 결승전은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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