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함선 우주에 뜨나
태양 전지보다 장기 운행 가능
우주 무장·사고 등 위험 우려도
미국에서 원자력을 이용해서 만든 전기로 움직이는 우주선이 고안되고 있다. 실용화한다면 태양광이 약한 먼 우주에서 오랜 기간 항해할 수 있다. 특히 이 우주선은 군이 주도해 개발하고 있어 향후에 장거리용 우주군함의 토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 과학매체 뉴아틀라스 등은 미국 록히드 마틴이 미 공군연구소(AFRL)와 원자력을 사용하는 우주선을 설계하기 위한 3370만달러(약 435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인류가 사용 중인 우주선은 전자장비를 돌리기 위해 대부분 태양광에서 얻은 전기를 사용한다.
우주에서 비행하기 위한 추진력은 액체수소 등을 연소시키는 화학연료 엔진에서 얻는다.
그런데 태양광은 목성보다 먼 곳에서는 전기를 만들기 어려울 정도로 약해진다. 화학연료는 동체 내에서 차지하는 부피가 너무 크다.
연구진은 우주선 안에 원자로와 함께 ‘스털링 엔진’을 싣는 방법을 고안했다. 스털링 엔진은 열을 가해 기체를 압축·팽창하는 방법으로 기계적인 에너지를 뽑아낸다. 스털링 엔진 작동에 들어갈 열을 원자로에서 얻겠다는 것이 록히드 마틴의 계산이다.
록히드 마틴은 설명자료를 통해 “최대 20kWe의 전기출력을 실현할 것”이라며 “기존 태양광 전지판에서 얻을 수 있는 전력의 4배”라고 밝혔다. 이렇게 만든 전기로 전자장비를 돌리고, 우주선을 운항할 추진력도 얻겠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기본적으로 군 수요에 대응하는 AFRL 의뢰에 따라 개발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우주군함 개발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미국의 우주 원자력 기업 스페이스뉴크스를 이끄는 앤디 펠프스 최고경영자(CEO)는 록히드 마틴 공식 자료를 통해 “이번 프로그램으로 미래 우주군 작전에서 기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우주의 군사지대화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또 록히드 마틴이 방사능 안전장치를 고안하고는 있지만, 이륙 도중 원자로가 지상에 추락하는 상황에 대한 대책도 필요해 실용화 여부는 좀 더 기다려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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