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명 찾은 지스타로 엿보는 K게임 트렌드 '장르·플랫폼 다양화'

최은수 기자 2023. 11. 1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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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19만7000명 방문
PC-콘솔 크로스플랫폼…서브컬처·오픈월드·슈팅 등 장르 다변화
엔씨 김택진 "게이머 원하는 방향 바뀌는 데 맞춰 개발"
서브컬처-인디게임도 인기 부상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가 개막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로 행사장이 북적이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지스타는 42개국 1037개사가 참가해 게임전시를 비롯해 비즈니스 네트워크 파티, 게임 컨퍼런스, 지스타 인디쇼케이스, 서브컬처게임페스티벌, 게임 코스프레 어워즈, 인디어워즈, 이스포츠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2023.11.16. yulnet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게이머들의 문화 축제 '지스타 2023'이 나흘 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 올해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으며,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들로 20만명에 가까운 관람객들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4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지스타는 역대 최대 규모(3328부스)로 개최됐으며 약 19만7000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는 전년 18만4000여명 대비 약 7% 확대된 수치이며, 지난 2019년(24만4000명)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올해 지스타를 통해 게임산업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다. 리니지 라이크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은 자취를 감췄으며 글로벌 시장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들이 대거 쏟아졌다. 그리고 기존 인기 IP 확장 뿐만 아니라 신규 IP의 약진이 돋보였다.

플랫폼 역시 모바일 뿐만 아니라 모바일-PC, PC-콘솔 크로스플랫폼이 대세로 떠올랐으며 슈팅,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서브컬처, 익스트랙션 RPG, 오픈월드 RPG, 캐주얼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다.

엔씨가 달라졌다…MMORPG 아닌 新장르·IP로 이용자 소통 적극

장르·플랫폼 개척에 대한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낸 곳은 리니지 개발사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다. 약 8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엔씨소프트는 신규 IP의 다양한 장르 신작을 쏟아내고 개발진이 직접 이용자들과 소통했다. 200부스를 꾸려 ▲슈팅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 TL(쓰론 앤 리버티) ▲MMORTS(대규모 다중 접속 실시간 전략 게임) ‘프로젝트G’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프로젝트M’ ▲수집형 RPG(역할수행게임) ‘프로젝트 BSS(BSS)’ ▲ 퍼즐 ‘퍼즈업 아미토이’ 등 7종을 출품했다.

이 중 ‘LLL’, ‘배틀크러쉬’, ‘프로젝트 BSS’ 등 총 3개 신작의 시연 공간을 마련했으며 LLL은 최소 대기시간이 2시간 발생하는 등 인기를 입증했다. 18일에는 개발진들이 기대작 'TL'의 출시 버전을 공개했으며 자동 전투를 제외하고 PvE(이용자 대 환경) 콘텐츠 비중을 높이는 등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노력을 강조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자사 부스에 깜짝 방문해 지스타 참가를 통한 장르 개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택진 대표는 "MMORPG가 아닌 새로 도전하는 장르로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다"라며 "LLL은 콘솔 시장을 중심으로 MMORPG가 아닌 슈팅장르에서 어떤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BSS, 배틀크러쉬는 MMORPG처럼 무거운 장르가 아닌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의 게임 고객들을 만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김 대표는 "게임의 고객은 새로운 제너레이션(세대)이 들어오는 것 같다. 서브컬처 등 소외되었던 장르가 메인으로 바뀌어오고 있다"라며 "플레이어가 원하는 바가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 개발도 그런 방식으로 바뀌고 있고, 그 부분을 새롭게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부산=뉴시스] 16일부터 19일까지 개최되는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엔씨소프트 부스에 LLL 시연을 위해 관람객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엔씨소프트) *재판매 및 DB 금지

인기작 미리 엿본다…칠대죄 오리진·로아 모바일·다크앤다커 모바일·인조이 대기열 후끈

올해 지스타에서 인기를 끈 작품들을 살펴봐도 한 가지 장르로 편중되지 않고 다변화됐으며,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넷마블은 서브컬처 RPG '데미스 리본', SF MMORPG 'RF온라인 넥스트',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 3종을 출품했다. 세 게임 모두 이색 세계관·차별적 전투 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PC 시연을 위한 긴 대기열이 발생하며 기대감을 높였고, 개발진은 "2억~3억 다운로드를 기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마일게이트RPG는 '로스트아크 모바일' 단일 게임 출품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부스를 꽉 채우며 인기를 입증했다. 3개의 체험존 모두 2시간 이상 대기열이 발생했으며 개막 첫날에는 6500명이 부스를 방문해 게임을 즐겼다. 특히 메타 퀘스트 기기로 시연한 VR콘텐츠가 호평을 받았다. 로스트아크 모바일은 글로벌 누적 가입자 6000만명 이상을 기록한 PC MMORPG 로스트아크 IP를 활용해 제작됐다.

[부산=뉴시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가 16일 지스타 현장에 깜짝 방문해 스마일게이트RPG 부스에 시연 공간과 별도로 꾸려진 미디어 전시관에서 아크라시아의 세계를 직접 감상하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2023.11.16 *재판매 및 DB 금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겸 CVO(최고비전제시책임자)도 개막일에 지스타 현장에 깜짝 방문해 기대작으로 로스트아크 모바일을 꼽으며 '자식 사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스마일게이트RPG 부스에 방문해 시연 공간과 별도로 꾸려진 미디어 전시관에서 아크라시아의 세계를 직접 감상했다.

크래프톤은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모두 각각 2시간, 3시간 이상 대기열이 발생하며 지스타 화제작으로 부상했다. 넥슨과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인 아이언메이스 PC게임 '다크앤다커'를 계승하면서 화제가 된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관람객들로부터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서 좋았다", "긴장감과 몰입감이 뛰어났다" 등 평가를 받았다.

올해 지스타 '다크호스'는 인조이가 꼽힌다. 소규모 공간으로 마련된 시연 공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람객들이 게임을 위해 대기했으며 그래픽과 현실감 넘치는 콘텐츠 등에 대해 호평했다. 인조이는 PC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최신 언리얼 엔진 5로 제작돼 뛰어난 실사풍 그래픽을 갖췄다. 직업을 구하거나 나만의 집을 꾸밀 수 있으며, 가족, 친구, 연인과의 인간 관계를 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어 '한국판 심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인 스폰서 위메이드가 출품한 판타스틱4 베이스볼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올해 지스타 '기대작'으로 꼽아 업계 주목을 받았다. 이 게임은 넷마블 야구게임 '마구마구' 개발진이 뭉쳐 설립한 스포츠 게임 전문 기업 라운드원스튜디오이 개발 중인 모바일 야구게임으로 내년 1분기 출시가 목표다.

펄어비스는 B2B부스에서 글로벌 파트너사 대상으로 콘솔 기대작 '붉은사막' 시연을 보여줘 호평을 얻었다. 붉은사막은 트리플A급 콘솔 게임을 목표로 펄어비스 자체 엔진 '블랙 스페이스'로 개발되고 있는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구글코리아는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을 PC로 쉽게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을 주요 골자로 부스를 꾸렸다.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모험의 탑’, 플린트의 ‘별이 되어라2’ 등을 소개하며 이목을 끌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가 개막한 1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 마련된 넷마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오는 19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올해 지스타는 42개국 1037개사가 참가해 게임전시를 비롯해 비즈니스 네트워크 파티, 게임 컨퍼런스, 지스타 인디쇼케이스, 서브컬처게임페스티벌, 게임 코스프레 어워즈, 인디어워즈, 이스포츠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2023.11.16. yulnetphoto@newsis.com

주류로 자리잡은 서브컬처 게임…인디게임 인기 커졌다

올해 지스타에서 부상한 또 다른 트렌드는 '서브컬처'와 '인디 게임'이다. '뮤' IP로 유명한 웹젠은 올해 지스타에서 자회사 ‘웹젠노바’가 개발 중인 신작 ‘테르비스’를 비롯해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 ‘라그나돌’ 등 서브컬처 게임만 출품했다. 수집형RPG 이용자의 증가 등 게임산업 트렌드에 맞춰 게임 개발 장르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넷마블이 출품한 서브컬처 게임 '데미스 리본' 또한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넷마블에프앤씨에서 개발 중인 수집형 RPG로 넷마블 자체 IP '그랜드크로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며, 고퀄리티 그래픽이 강점으로 꼽힌다.

빅게임스튜디오도 '지스타'를 통해 개발 중인 신작 서브컬처 게임 '브레이커스'를 관람객들에 최초 공개했다. 쿠로게임즈는 개발 중인 신작 서브컬처 게임 '명조: 워더링 웨이브'를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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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인디 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는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에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 지스타 조직위원회, 모바일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앱마켓 원스토어와 함께 PC와 모바일 게임을 모두 아우르는 인디 게임 특별 전시관 ‘지스타 인디 쇼케이스’를 운영했다. 현장 부스에는 4일간 일반 방문객과 BTB 바이어를 포함해 약 2만여명이 방문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엔씨소프트의 후원으로 BTB관에 게임 스타트업 부스를 지원하여 참여기업들의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리니지 라이크식 게임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내 게임사들도 잘 알고 있고 장르 다변화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실제 올해 지스타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품됐고, 이러한 게임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는 점을 통해 변화의 흐름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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