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완벽한 핍진성 '갓즈'…'롤드컵' 서사 쓴 존재감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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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가 오리지널 곡을 소화하지 않을 때는 인어공주의 숙명이 따른다.
특정 대회 주제곡이나 OST 같은 분명한 콘셉트가 주어진 무대를 감당해야 할 때, 이 작품의 주된 생각을 직접 드러내거나 자신들의 존재를 부러 부각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 오프닝 세리머니로 선보인 '갓즈(GODS)' 무대는 이 균형감을 정확하게 선보인 전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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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곡 '갓즈' 첫 무대…웅장함에 녹아들어간 균형감 돋보여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티스트가 오리지널 곡을 소화하지 않을 때는 인어공주의 숙명이 따른다.
특정 대회 주제곡이나 OST 같은 분명한 콘셉트가 주어진 무대를 감당해야 할 때, 이 작품의 주된 생각을 직접 드러내거나 자신들의 존재를 부러 부각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이런 경우엔 균형감 있게 콘셉트를 통역해야 한다.
신드롬 걸그룹 '뉴진스(NewJeans)'가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결승전 오프닝 세리머니로 선보인 '갓즈(GODS)' 무대는 이 균형감을 정확하게 선보인 전범이었다.
'갓즈'는 이번 롤드컵 주제곡이다. LoL 제작사인 라이엇 게임즈 수석 작곡가 세바스티안 나잔드(Sebastien Najand)와 '레전즈 네버 다이(Legends Never Die)' 등 다수의 'LoL 월드 챔피언십' 주제곡에 참여한 알렉스 시버(Alex Seaver)가 함께 작업했다.
그간 '롤드컵' 주제곡은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이매진 드래건스(Imagine Dragons)', 미국 스타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 등 세계적인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왔다. 뉴진스는 K-팝 그룹 완전체로는 최초로 이 대회의 주제곡을 불렀고 역시 K팝 완전체로는 처음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사실 '갓즈'는 그간 뉴진스가 부른 곡들과는 장르·사운드·보컬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롤드컵 고유의 감성을 담아 웅장하고 그로테스크하다.
뉴진스는 이날 처음 선보인 '갓즈' 무대에서 자신들이 준비된 팔색조임을 증명했다. 역동적인 보컬과 이전보다 선이 굵고 동선 폭이 넓은 안무로 강렬함을 선사했다.
특히 뉴진스 멤버수와 같은 다섯 명의 플레이어가 각각 다른 포지션에서 성장을 통해 연대하며 목표를 달성하는 'LoL'의 서사와 현실에서 게임 세계로 들어온 게이머의 도전과 성장 과정에 완벽한 핍진성(逼眞性)을 부여했다. 핍진성은 거칠게 요약하면 특정 작품이 갖고 있는 개연성이나 공감대 형성을 가리킨다.
짧은 노래나 무대에도 콘셉트에 대한 정확한 수용력과 과하지 않은 해석력을 가진 뉴진스 그리고 이 팀의 소속사 어도어(ADOR) 민희진 대표 프로듀서의 도드라지는 장점 중 하나다.
'롤드컵' 오프닝처럼 관객들이 이벤트에 단숨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안내자 역할을 떠올려야 할 때, 뉴진스가 가장 먼저 러브콜이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아련하게 위무하는 능력도 뉴진스의 장점인데 그건 애틋함과 동경에 대한 감정으로 승화하며 노래하고 있는 대상에 대한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뉴진스의 이런 점 때문에 이번에 롤드컵 결승을 지켜 봐야겠다고 다짐한 버니즈(뉴진스 팬덤)도 한둘이 아니다. 현장에서 만난 광명에서 왔다는 김성희 씨는 "롤드컵 결승은 예매에 성공한 친구 따라 온 건데 뉴진스가 주제곡을 부른다는 얘기를 듣고 사전에 이 세계관에 대해 공부하고 왔다"고 말했다.
이런 공감대 형성 덕분에 경기장 한면을 가득 채운 대형 LED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려한 영상과 끊임없이 솟아오는 불기둥과 폭죽, 현란한 조명에도 뉴진스는 압도당하지 않고 무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갓즈' 무대 마지막엔 이날 결승전을 치르는 국내 팀 '티원(T1)'·중국 팀 '웨이보게이밍'가 무대 밑에서 등장했다. 이들과 무대 앞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 뉴진스가 트라이앵글 구도를 이룰 때, 두 팀 간 대결의 불가피성이 한 장면으로 설명이 됐다.
이처럼 스스로 미학적인 뉴진스는 주인공이 따로 있는 이벤트 무대에서도, 단순히 그들을 꾸미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의 사명을 소환해주는 미적이면서 윤리적인 핵심에 들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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