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막걸리·색동버선···韓문화 전도사된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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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 거리에서 도보로 10분이 채 안 걸리는 웨스틴조선호텔.
그간 양식과 와인을 주로 접했던 이 사업장의 외국인 투숙객들에게는 특급호텔의 편견을 깬 색다른 식사로 인식될만 했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컨시어지에서 외국인 투숙객들의 전통문화 체험 문의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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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에서 광장시장 굿즈 소개하고
저녁식사로 막걸리·떡볶이 등 내놔
3월부터 방한 외국인 수 크게 늘자
매달 하루 한식과 주류문화 소개해
호텔롯데도 객실에 전통미 담아내
한화호텔은 고궁 투어 패키지 운영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명동 거리에서 도보로 10분이 채 안 걸리는 웨스틴조선호텔.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상층 라운지로 올라가자 입구부터 특이한 광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옛날 문구점에서나 볼 법한 뽑기와 일명 ‘할매니얼 패션’인 고무줄 바지, 조끼 등이 진열돼 있었기 때문이다.
16일 찾은 웨스틴조선 서울 20층 클럽 라운지는 외국인 투숙객이 전통시장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한국의 장날’ 콘셉트로 꾸며져 있었다. 이를 위해 광장시장 팝업스토어인 ‘365일장’과 협업도 거쳤다. 원래는 객실 연계 패키지를 구매한 투숙객이 업무와 휴식, 식사를 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인 이곳에는 전통시장 소품과 간식거리가 진열됐다. 이벤트를 통해 시장 방문을 유도하기도 했다.
식사 공간에선 대표적 시장 음식인 막걸리·떡볶이·잡채·강냉이부터 눈에 들어왔다. 그간 양식과 와인을 주로 접했던 이 사업장의 외국인 투숙객들에게는 특급호텔의 편견을 깬 색다른 식사로 인식될만 했다. 이들에게 막걸리는 ‘코리안 와인’으로 통했다. 떡볶이나 김치의 매운 맛은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춰 덜어냈다. 한 외국인 투숙객은 “평소와 다른 한식을 접할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막걸리를 처음 먹어봤는데 매끄럽고 진한 데다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고 말했다.
조선호텔이 이 같은 이벤트를 기획한지는 얼마 안 됐다. 올 3월을 기점으로 방한 외국인이 늘자 4월부터 객실 패키지와 연계해 매달 이처럼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치맥’이나 막걸리·두부김치 등을 내놓으며 한국의 식사와 주류문화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농심과 연계해 ‘짜파구리’를 내놨던 달도 특히 만족도가 높았다고 전해졌다. 호텔 관계자는 "비즈니스 목적 투숙객이 많은 이 사업장 특성상 외출할 필요 없이 호텔 내에 꾸며진 공간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준비했던 게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직원들이 한국 문화와 음용법 등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도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는 최근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웨스틴 조선 서울의 객실에서 외국인 투숙객의 비중은 80%에 달했다. 인근에 위치한 비즈니스호텔인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명동에선 이 비율이 90%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109만8000명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월과 비교하면 75%까지 회복된 수치다. 33만8000명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3배를 훌쩍 넘겼다.
이 때문에 올 들어 호텔업계는 외국인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역과 그래비티 서울 판교에선 한국산 간식거리를 연계한 상품을 내걸었다. 호텔롯데는 시그니엘 서울에서 한실과 한식 코스를 결합한 객실 패키지 ‘파인 스테이’를 내년 1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객실은 온돌 마루와 자개 장식, 청사초롱 등으로 장식됐다. 편백나무 욕조와 전통 침구류를 활용해 전통미를 살렸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더 플라자도 서울 인기 여행지를 돌아보는 ‘고궁 투어’ 패키지를 연말까지 운영중이다. 한화호텔 관계자는 “컨시어지에서 외국인 투숙객들의 전통문화 체험 문의가 많은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황동건 기자 brassg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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