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돔 가득 메운 e스포츠 팬…“페이커와 함께 성장, 뭉클해요”

정인선 2023. 11.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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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한국에 돌아온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e스포츠 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롤드컵이 한국서 열리는 건 2018년 대회 이후 처음인데다, 결승전이 서울에서 열린 건 9년 만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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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원 주장 ‘페이커’ 이상혁이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와, 가슴이 웅장해진다!”

5년만에 한국에 돌아온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1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을 찾은 e스포츠 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롤드컵이 한국서 열리는 건 2018년 대회 이후 처음인데다, 결승전이 서울에서 열린 건 9년 만인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지난 8월 진행된 사전예매에서 1만8000여 관람석이 20분 만에 매진됐다. 최근 중계 방송 시청 시간 감소, 산업 규모 축소 등 침체기를 겪는 게임 업계에서는, 팬층이 두껍고 시장 규모 또한 큰 한국에서 오랜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가 산업 재반등에 도움을 줄 거란 기대가 나왔다.

e스포츠 팬들이 19일 오후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가득 메웠다. 정인선 기자

이날 오후 5시부터 펼쳐진 결승전에선 ‘페이커’ 이상혁(27)을 앞세워 역대 12번의 롤드컵 가운데 가장 많은 3번의 우승을 차지한 국내 대표 강팀 ‘티원’(T1)과, 젠지, 빌리빌리게이밍 등 유력 우승 후보들을 누르고 결승에 깜짝 진출한 중국 팀 ‘웨이보게이밍’이 맞붙어 특히 시선을 끌었다. 2016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티원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대학생 강민혁(24), 정태경(22)씨는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 ‘티모’ 모자를 나란히 쓴 채 경기장을 찾았다. 강씨는 “신체적 조건이 많은 걸 좌우하는 다른 스포츠 종목들과 달리 e스포츠는 시공간의 제약이나 ‘피지컬’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어 매력이 있다. 롤드컵 시즌2(2012년) 때부터 페이커의 경기를 보며 함께 플레이 했는데, 여태껏 한 팀에서 변치 않는 기량을 뽐내는 걸 보면 뭉클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티원의 결승 진출을 미처 예상하지 못해서 사전예매를 하지 못해, 지난주 중고 장터에서 웃돈을 주고 50만원에 티켓을 겨우 구했다. 얼마를 줘도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티원을 응원하는 이준경(27)씨는 “동갑내기인 페이커가 프로 리그에 데뷔할 때부터 봐 왔는데,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집에서 경기를 봐도 되지만 현장에 직접 오니 확실히 다함께 한 팀을 응원하는 열기가 느껴져 좋다”고 말했다. 이씨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임주혜(27)씨는 “함께 성장한다고 하기에 페이커는 너무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아니냐”며 웃었다.

대학생 강민혁(24·왼쪽), 정태경(22)씨가 19일 오후 2023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직접 쓴 티원 응원 팻말을 들고 있다. 정인선 기자
대학생 이창건(22·왼쪽), 정화윤(21)씨가 19일 오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직접 쓴 티원 응원 팻말을 들고 있다. 정인선 기자

멀리서 ‘원정 응원’을 온 국외 팬들도 적지 않았다. 티원을 응원하려 호주에서 서울을 찾았다는 팀(29)과 마이클(28)은 “페이커 때문에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을 시작했다. 티원의 홈인 한국에 와서 페이커 경기를 직접 보는 게 10년 전부터 꿈이었는데 드디어 오게 돼 기쁘다. 롤드컵을 볼 겸 한국을 찾았다가 남해 등 서울 말고 다른 도시들도 둘러봤다”고 했다.

프랑스에서 온 드보라(28)와 블라디(26)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게임 속 캐릭터 ‘바이’로 코스프레(분장) 한 채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은 “티원은 놀라운 팀”이라고 환호했다.

프랑스 출신 드보라(28·왼쪽)와 블라디(26)가 19일 오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채 자세를 취하고 있다. 정인선 기자

결승전에 앞선 오프닝 공연에는 걸그룹 뉴진스가 등장해 관중들의 흥분을 돋웠다. 뉴진스는 지난달 이번 대회 주제곡인 ‘갓즈’(GODS)를 공개해 주목을 끌었다. 전날(18일)에도 여자아이(들), 에프티(FT) 아일랜드, 앨런 워커 등 국내외 가수들이 출연하는 대규모 사전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광화문 광장엔 결승전 현장을 직접 찾지 못한 팬들을 위해 대형 스크린에 경기가 생중계됐다. 1만여명이 운집해 거리 응원전을 벌였다. 서울게임콘텐츠센터 입주기업 등 서울시가 지원하는 중소 게임사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쇼박스’도 운영됐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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