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사당" "내로남불"… 비명모임 간담회서 쓴소리 쏟아낸 청년당원들

김세희 2023. 11. 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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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의 간담회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원칙과 상식'은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결성한 모임이다.<연합뉴스>

비명(비이재명)계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이 결성한 모임인 '원칙과 상식'이 본격적인 세력 규합을 시작했다. 원칙과 상식은 19일 청년 간담회를 개최하고 청년 정치인들이 당과 현 지도부를 향해 쏟아내는 쓴소리를 경청했다. 이들은 추후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칙과 상식은 이날 국회에서 '민심소통, 청년에게 듣는다'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여한 20·30세대 정치인들은 현재 민주당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독재', '내로남불', '도긴개긴', '공포', '조선시대 왕정'으로 꼽았다. 이들은 이 키워드가 당과 친명계 지도부를 향한 비판적인 의미라는 점을 전제했다.

유재호 전 성남시의원은 "민주당은 민주가 빠진 이재명 사당"이라며 "본인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고 조리돌리는 문화가 당 전체에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한울 전국대학생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우리당이나 국민의힘 당원 단계가 공산당이랑 비슷한 것 같다"며 "중앙당 영도 체제 아래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시스템, 그리고 당 지도부에 있는 특정 인물이 모든 권력을 전횡하는 체제"라고 꼬집었다.

현역 의원들도 청년 정치인들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김종민 의원은 "정치가 원보이스 논리에 갇혀 있다. 결정은 원보이스로 할 수 있지만 과정은 다양한 스펙트럼과 멀티 보이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고, 윤영찬 의원도 "뭔가 목소리를 내면 거의 죽도록 얻어맞아야 하는 공포와 독재가 경색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친문(친문재인) 패권·친박(친박근혜) 패권, 친명(친이재명) 패권까지 다 경험해봤는데, 친명패권이 가장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당내 민주주의가 역대 최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칙과 상식은 이번 간담회를 시작으로 세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이원욱 의원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민심 소통 모임을 가질 것"이라며 "당뿐만 아니라 윤석열 정부도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세를 키우기 위해 토론 뿐만 아니라 여러 쪽에 계시는 분들과 접촉하고 만나고 모이는 행사들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당내 반향을 불어일으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비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NY(이낙연)계 한 중진 의원은 디지털타임스에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명 지도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표심도 당내에서 절반 정도로 확인됐다"며 "당내 변화와 혁신을 위해 스피커를 낼 수 있는 모임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모임이 '탈당 명분쌓기용'이라는 의구심을 가진 비명계도 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당 쇄신의 기폭제가 되겠다고 하니, '저 분들이 공천 못 받을까봐 떠드는 것'이라고 몇 번이나 얘기한다"며 "우리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 가만히 있으면 지역에서 짱짱하다"고 토로했다.

'원칙과 상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NY계 중진의원은 "모든 문제는 당내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탈당으로 연결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친명 강경파에서는 공개적인 비난 발언도 나온다. 민형배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에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 사진을 올린 뒤 "무원칙과 몰상식으로 가득한 말을 쏟아내니까 모두가 의아애한다"며 "'저 사람들 경선에 밀릴 것 같으니까 공천 보장하라고 투정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올 수 밖에"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과 언론에 멋잇감 주는 외엔 아무짝에도 민주당의 가치와 노선, 조직을 지켜내기 위한 싸움에 앞장서는 게 백 번 옳은 일일 것 같다"며 "아니면 (그래도 자신이 속했던 정당인데 기본적인 예의라도 있다면) 그냥 새로운 행보를 조용히 준비하시든가"라고 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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