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디지털 강국’…대기업 쏙 빼고 쪼개기 발주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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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강국을 표방하는 한국의 공공 전산망이 이틀이나 먹통이 되면서 체면을 구겼다.
국가기관 전산망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 올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2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정부24는 17일 오후 1시 50분부터 18일 오전 10시까지 서비스가 중단됐고, 지자체 와 공공기관에서 공무원이 이용하는 내부 전산망은 17일 오전부터 마비돼 18일 오후가 돼서야 정상 작동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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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영역별로 업체 다 달라
사고 원인 파악에도 시간 걸려
행안부는 지난 17일 오전부터 새올지방행정정보시스템의 접속오류가 발생해 원인 분석을 한 결과 새올시스템에 접속하는 GPKI인증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2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정부24는 17일 오후 1시 50분부터 18일 오전 10시까지 서비스가 중단됐고, 지자체 와 공공기관에서 공무원이 이용하는 내부 전산망은 17일 오전부터 마비돼 18일 오후가 돼서야 정상 작동이 가능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전산망 ‘새올’과 ‘정부24’의 서버와 네트워크장비 관리주체는 대전 국가정보관리원이다. 행안부는 정부 전산망 시스템에 관여해 온 업체들을 17일부터 대전으로 불렀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면서 ‘먹통 사태’가 길어졌다. 이로 인해 17일 행정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 민원인들의 원성도 빗발쳤다.
앞서 올해 3월엔 법원 전산망이 마비됐고, 6월에는 학교에서 쓰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인 나이스에서 작동 오류가 발생했다. 특히 나이스는 다른 학교 시험 답안지 유출, 강제 로그아웃 현상처럼 황당한 사고로 교사들 원성을 샀다.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데도 근본적 개선없이 오히려 갈수록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T업계에서는 대기업 배제 정책으로 공공 전산망 구축을 여러 업체에 쪼개서 발주한 것을 원인중 하나로 본다. 나라포털 입찰 코너에 지난 10월 올라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근무 환경 시설 개선’ 공고문에는 입찰대상을 관리원이 있는 대전광역시 소재 회사로 제한했다. 경험을 통해 공신력이 입증된 수도권 유수 업체의 참여는 원천 차단했다. 관리원은 지난 4월 정보보호인프라보강 노후 보안장비 교체 작업 때도 여러 중소업체에 분리 발주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데이터 구축사업에 참여한 한 IT 업계 임원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의 시스템은 서버, 하드웨어, 네트워크, 보안, 응용프로그램 등 각 영역별로 참여업체가 다르고 업무별로도 프로그램과 시스템이 다르다”며 “관련 업체가 여러 곳이다 보니 원인 파악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사태 원인파악에만 이틀이 걸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IT 대표는 행안부 해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인증이 안 되는 것은 단순히 인증 실패의 문제인데 갑자기 네트워크 장비의 노후를 이유로 들었다”며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부 관계자는 “분리 발주는 정부의 오래된 원칙”이라며 “편의를 위해 대기업에만 맡기면 근근이 버티는 관련 중소기업들이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IT업체 대표는 부품 가격과 지역 등을 제한해 사실상 최저가로 선정하는 입찰 제도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입찰제도에서 전산 공무원들은 오직 가격만 보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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