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불출마' 말한 적 없어…근데 중진 떨어지는 게 대수인가"
"한가지 분명한 건 누구 보고 불출마하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안 할 거다. 어려운 데 나가서 도와달라는 거지. '너는 아예 나가지 마', 이런 소리를 내가 한 적이 없고 안 할 거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이달 17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가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단독인터뷰에서'당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에게 요구한 '희생'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어려운 데 와서 도와달라는 뜻이었다. 실력 발휘를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내 입장에서 '누구 나와라, 나오지 마라' 그러는 건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인 위원장은 지난 3일 언론 브리핑에서 '불출마'를 '수도권 어려운 곳 출마'와 함께 당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의 '희생' 옵션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인 위원장은 본인이 강조하고자 한 방점이 '어려운 곳 출마'에 있었다는 점을 이날 인터뷰에서 다시금 분명히 했다.
인 위원장은 당 지도부와 대통령 측근, 중진을 '희생'의 대상으로 지목한 이유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영남 스타들이 어려운 데 와서 도와달라, 경쟁력 있는 사람,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자기가 얼마나 나라를 사랑하고 대통령을 사랑하는지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진도 마찬가지다. 중진들이 선거 떨어지는 게 대단한 건가? 떨어지면 다음에도 기회 있지 않나. 뭐가 대수냐(What's the big deal)"고 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이 리스크(risk, 위험)를 지고 대의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어 인 위원장은 "갈 길은 정해져 있다"며 "국회의원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도 애국심이 없는 게 아니다. 마음을 의심하는 건 아닌데 방법론이 틀렸다. 그 방법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나는 (출마를)안 하기로 했다"며 "지역구 유혹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나는 이게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고 잘 돼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 '의중'을 말했다가 당무개입 논란이 인 데 대해 "나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지시받은 것도 없고 아무 것도 없다. 대통령 안 만나고 소신껏 한다는 뜻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동안 당무개입설에 침묵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너무 강력하게 부인하면 (오히려)그런 줄 안다. 생각해보니까 좀 내 뒤에 뭐가(용산 대통령실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다"며 호탕하게 웃어보였다.
인 위원장은 전략공천을 100% 배제해야 한다는 4호 혁신안에 대해 "수학능력시험 제일 잘 친 사람이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경선에 이긴 사람이 그 자리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전략공천이 있지만 지금은 세게 나가야 한다"며 "예외(전략공천)를 만들면 '용산 대통령실을 위해 예외를 만들었다'고 그러지 않겠나"고 했다.
정치 신인이 이미 지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과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것은 불합리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엔 "내려와서 열심히 하라 그러라"며 "나도 지역구 몇 번 가봤는데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현역의 공로, 그 사람이 닦아온 건 무시하나. 전략공천 스타는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혁신안을 받아들이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혁신은 국민을 읽어야 한다"며 "(혁신안을) 안 받아들이면 결과가 안 좋을 거다. 룰을 만들어서 당 쇄신이 되고 깨끗해지면 선거에서 이길 거고 민주당도 같이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신당 창당을 띄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선 당에 잔류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본인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굉장히 비난적"이라면서도 "(우리 당이) 밉기도 한데 애증인 것 같다. 사랑하기도 하고 아직 우리를 버리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공개로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통합, 희생 등을 키워드로 내세웠던 혁신위는 앞으로 '경제'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인 위원장은 "결국은 경제"라며 "이달 21일 대덕연구단지에 가서 R&D(연구개발) 예산안에 대해 들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또 "민생과 관련해 알바생이 편의점 가서 일하기 힘든 점, 또 부부가 식당을 운영하는데 무슨 애로사항 있는지 듣고 싶다. 자영업 하는 사람들, 코로나로 빚진 사람들도 방법을 찾아줘야 한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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