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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연말 인사 돌입 …"파격보단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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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향방·전쟁·美대선 등
내년 경영 가시밭길 예상돼
최고경영진 변화폭 축소 전망
젊은 인재·여성 등용 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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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반기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주요 4대 그룹 등 재계의 인사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 수요 부진과 금리 향방 등 세계 경제 환경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전쟁과 미국 대통령선거 등 지정학적 변수까지 겹친 가운데 주요 그룹은 '파격'보다 '안정'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재계 관계자들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의 정기인사를 두고 '안정 속 쇄신'이 기본적인 방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선 통상 12월 초 정기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하는 삼성 안팎에서는 임원 인사 폭이 축소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2018년 김기남 부회장·김현석 사장·고동진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다 2021년 말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 부회장·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부사장·상무 등 임원 인사 폭이 매년 축소되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임원 승진자는 2021년도 정기 인사(2020년 말) 때 214명에서 2023년 정기 인사(2022년 말)때 187명으로 감소했다. 재계에서는 임원 승진자가 줄어든 시기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된 때와 일치한다는 시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조직의 안정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다만 젊은 임원이나 여성 임원 등 조직에 활력을 주는 변화가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다음달 초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인사는 예년보다 변화 폭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서든데스(돌연사)'를 언급하며 생존·변화를 강조했다. SK그룹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관심은 60대에 접어든 부회장단 4명의 거취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의 거취 여부에 따라 인사 폭이 정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SK는 젊은 피 수혈도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최근 김도균 전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49)와 안건 전 한온시스템 상무(46)를 영입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연말 인사에서 큰 변화보다 '안정 속 쇄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사장단 인사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등 계열사 두 곳의 사장만 교체했다.

특히 이번 사장단 인사에 포함되지 않은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이목이 쏠린다.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현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됐던 부회장 승진설은 일축됐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연구개발(R&D) 인력의 발탁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말했다.

한 달간 이어진 사업 보고회가 막바지에 다다른 LG그룹은 본격적인 인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LG가 올해도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거론된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 최승진 기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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