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치유 위한 예방센터 유족들 "있는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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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예방센터는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유족들의 유일한 선택지다.
유족들은 자살예방센터가 제공하는 전문상담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다른 유족들과의 모임 등을 통해 잠시나마 그 고통을 내려놓는다.
천주교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에는 매달 자살 유족 40~50명이 모인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총 280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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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이후 2차 가해 겪기도
자살예방센터는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유족들의 유일한 선택지다. 이들은 자살에 대한 사회의 좋지 않은 시선으로 인해 가까운 친척과 지인에게도 쉽사리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털어놓는다 해도, 주변인은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픔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2차 가해를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 유족들은 자살예방센터가 제공하는 전문상담과 비슷한 상처를 가진 다른 유족들과의 모임 등을 통해 잠시나마 그 고통을 내려놓는다.
천주교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자살예방센터에는 매달 자살 유족 40~50명이 모인다. 센터는 매주 번갈아 가며 5~10명의 유족을 대상으로 소규모 독서·명상·글쓰기 모임 등을 진행한다. '사별 후 주위 사람들로 인해 수치심을 느낀 적이 있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 '가족 또는 친척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적이 있나' 등의 질문이 적힌 카드를 차례로 뽑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아픔을 공유한다. 마음 깊숙이 숨겨놨던 슬픔을 하나씩 꺼내다 보면 꾹꾹 눌러놨던 눈물도 봇물처럼 터져나온다. 센터 자원봉사자 사이에는 '독서 모임에 책은 없어도 휴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고 한다.
센터를 찾는 유족 유형도 다양하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하루라도 더 빨리 달래려 곧바로 센터를 찾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감내할 수 없는 고통을 홀로 삭이고 삭이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센터를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센터 유족 담당 유명옥 수녀는 "말 그대로 참고 참다 낭떠러지 끝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센터를 찾는 것"이라며 "이런 분들의 고통을 보듬는 데는 그만큼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도 자살 유족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전국 자살예방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는 총 280개다. 이는 자살 유족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작년 한 해에만 자살 사망자 수는 경기 3117명, 서울 2009명, 부산 906명, 경남 878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유족은 자살 1명당 5~10명꼴로 발생한다.
자살 유족은 가족을 잃은 직후부터 자살위험군으로 분류된다. 대부분 자살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발생하는 만큼, 자살 유족은 일반 유족에 비해 더 큰 심리적 고통을 겪는다.
[박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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