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소주 반병 이상 마시는 지방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 28% 증가

국립보건연구원, 한국인 최적화 첫 연구
술 안 마셔도 심혈관질환·뇌졸중 위험 19%↑
"금주 등 생활습관 개선 필수적"

게티이미지뱅크

지방간이 있으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방간이 있는데도 하루에 소주를 반병 이상 마실 경우 심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28% 상승했다.

19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과체중, 당뇨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를 가진 지방간 환자(대사이상지방간질환)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기준을 적용해 지방간과 심혈관질환의 상관성을 규명한 것은 처음이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대사증후군 위험인자인 △과체중 △복부비만 △혈당 장애 △고혈압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중 1개 이상을 가진 지방간 환자를 뜻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 건강검진을 받은 47~86세 35만 명을 9년간 추적한 자료를 활용해 대사이상지방간질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김원 서울대 의대 교수 연구팀이 연구를 수행했고, 연구 결과는 영국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의 자매지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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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특화된 첫 연구 결과 "위험 상관성 확인"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생활 수칙 포스터. 질병관리청 제공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이 있으면 지방간이 없는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은 19% 높았다. 이들이 하루에 소주 반병에서 1병 정도의 중증도 음주(남성 기준 하루 알코올 섭취량 30~60g, 여성 기준 하루 20~40g) 시 심혈관질환 위험은 지방간이 없는 사람보다 28%까지 증가했다.

또한 지방간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위험이 각각 22%, 19% 높았고 중증도 음주군은 각각 23%, 30%까지 상승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처음으로 확인한 의미 있는 연구"라며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을 앓는다면 금주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지방간 치료제는 없다. 다만 국립보건연구원은 지방간 환자에게서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예측·진단하기 위한 연구사업과 합병증 발병 예방·관리 방법을 지원하고 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