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야권, 총통 후보 단일화 합의해 놓고 막판까지 진통…결국 무산되나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과 제2야당 대만민중당(민중당)이 내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으나 예정된 날짜에 단일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 양측은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지만 후보 등록이 코 앞에 다가온 만큼 계획대로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만 국민당과 민중당이 지난 18일로 예정했던 총통 선거 단일 후보 결정 합의에 실패했다고 중앙통신사 등 현지 매체들이 19일 보도했다. 양당은 지난달 14일 단일화 논의에 착수해 여러 차례 진통을 겪다 지난 15일 여론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후보를 단일화 하기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은 복수의 외부 여론조사와 각 당 내부 조사 결과를 참고해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후보와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후보 중 누구를 정·부 후보로 내세울지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국민당과 민중당이 어렵게 단일화에 합의해 놓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는 것은 여론조사 오차범위 인정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이다. 양당은 단일 후보를 선정하는 데 있어 각각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이내의 차이가 발생하면 허우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간주하고, 오차범위를 넘어서면 승자를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당은 오차범위 인정 기준을 ±3%포인트로 제시한 반면 민중당은 ±1.5%포인트를 주장했다.
이에 따라 국민당은 각당 내부 조사 2개와 외부 조사 4개를 합쳐 모두 6개 표본 중 5개에서 허우 후보가 승리했다고 주장했지만, 민중당은 표본 오차를 ±1.5%포인트로 계산하면 3 대 3의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국민당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이 참고한 여론조사는 허우 후보와 커 후보 중 누가 정·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집권 여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얼마나 벌어지는지를 판단하는 것이었다. 커 후보는 “오차범위 3%포인트(±1.5%포인트)는 가능하지만 6%포인트(±3%포인트)는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것이고 우리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양측은 이견 속에서도 후보 등록 직전까지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후보 등록 마감일이 오는 24일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그 전에 원만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커 후보는 우리가 반드시 합의해야 하며 지속적으로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국민당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으며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단일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 후보도 “인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야권 단일화는 아직 필요하고, 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24일 오후 5시 전에는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측은 오는 22일 다시 최종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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