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암살과 같았다”…오픈AI서 쫓겨난 올트먼, 차기 행보는

이명철 2023. 11. 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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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의사소통 이유로 올트먼 갑작스런 불신임
‘챗GPT 아버지’ 축출에 시장 충격, 복귀 움직임도
AI 회사 설립 가능성도, 실리콘밸리에 격변 예고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이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올트먼이 회사로부터 축출당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동시에 그의 행보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만약 올트먼이 새로운 벤처를 설립할 경우 향후 실리콘밸리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챗GPT 운영사 오픈AI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올트먼이 이사회와 의사소통을 일관되고 솔직하지 못했다”며 이사회의 불신임을 이유로 올트먼이 사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미라 무라티를 임시 CEO로 선임했다. 테슬라 근무 경력이 있는 무라티는 2018년 오픈AI에 합류했으며 챗GPT 등 주요 서비스 개발에도 참여한 인물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사진=AFP)

오픈AI 창업자인 올트먼은 올 한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챗GPT를 만든 주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트먼에 대해 “챗GPT 덕분에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인 오픈AI는 AI 붐의 중심에 있었고 올트먼은 기술 분야에서 가장 잘 알려진 사람 중 한명이 됐다”고 전했다.

올트먼의 갑작스러운 사임 소식에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특히 이달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세상에 공개된지 1주년이 되는 달이다. 올트먼은 사임 전날에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AI 분야에서 일하는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이번 사태가 “내부자들에게는 암살(assassination)처럼 읽힌다”고 전했다. NYT는 “스티븐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지목했다.

올트먼의 퇴출 배경을 둘러싼 의견은 분분하다. 오픈AI 이사회는 의사소통을 제외하고선 구체적인 불신임 이유를 알리지 않았다. 다만 불법행위나 재정, 사업, 보안 등의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인 일리야 수츠케버간 내부 권력 다툼이 벌어졌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있고 챗GPT 관련 상품을 빨리 출시하려는 올트먼의 정책을 두고 안정성 등의 논쟁이 격화했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올트먼의 사임이 업계에 충격을 주자 오픈AI 주요 투자자 중심으로 올트먼의 복귀를 추진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정보통신(IT) 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올트먼이 이사회 복귀를 위해 논의 중이라고 처음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른 외신들도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투자자들이 올트먼 복귀를 도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과 결별했던 잡스가 다시 돌아왔듯이 올트먼의 회사 복귀 가능성도 있지만 새로운 회사를 차려 아예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올트먼 사임에 실망해 같은날 오픈AI를 떠난 그렉 브로크만 이사회 의장은 X(엑스·옛 트위터)에 “샘(올트먼)과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더 큰 일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밝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NYT 등 외신들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올트먼과 브로크만이 새로운 AI 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틀간 3명의 다른 오픈AI 직원이 회사를 관둔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트먼이 새 회사를 차리게 되면 업계 균형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술회사의 많은 고위 임원들과 금융가들이 떠나는 오픈AI 경영진을 공개 지지하면서 오픈AI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AI 업계에서 가장 저명한 올트먼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맹이 형성됨에 따라 쟁탈전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오픈AI의 주요 투자자인 MS가 받을 충격은 크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나왔다. 올트먼의 사퇴 소식 이후 MS 주가는 2% 가까이 하락했다. FT는 “MS의 거래는 오픈AI의 모델 사용을 보장했기 때문에 이번 사태가 MS 제품이나 서비스의 즉각 중단을 일으키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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