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아닙니다"… 유한양행 렉라자, 자산화 개발비 1000억 돌파

이창섭 기자 2023. 11. 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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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유한양행 자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다.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렉라자의 R&D(연구·개발) 비용이 올해 3분기 1000억원을 넘어섰다.

개발비 무형자산 1164억원의 87%가 렉라자 임상 3상 비용이다.

유한양행은 2020년 렉라자 개발 비용 약 326억원을 처음으로 자산으로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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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올해 3분기 무형자산 1777억원
자산으로 인식한 신약 개발비 1164억원… 87%가 렉라자
2019년 약 30억원에서 4년 만에 38배 증가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유한양행 자산 증식에 크게 기여했다. 무형자산으로 인식된 렉라자의 R&D(연구·개발) 비용이 올해 3분기 1000억원을 넘어섰다. 1000억원 이상의 임상 3상 비용이 자산으로 회계 처리되면서 유한양행 수익성이 개선됐다. 렉라자 덕분에 2019년 약 30억원이었던 유한양행의 개발비 무형자산은 4년 만에 무려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19일 유한양행의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상 '자산'으로 인식한 렉라자의 임상 3상 비용은 약 1011억원이다.

올해 2분기까지 자산으로 인식된 렉라자의 개발비는 977억원이었다. 1개 분기 만에 30억원 이상을 다시 자산으로 인식하며 1000억원을 돌파했다. 렉라자의 임상 3상 비용을 처음으로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2020년 이후 약 3년 만이다.

유한양행의 무형자산은 렉라자 덕분에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 약 287억원이었던 회사의 무형자산은 올해 3분기 1777억원을 기록했다. 1777억원 중에서 신약 R&D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개발비 무형자산'이 1164억원이다. 2019년 유한양행의 개발비 무형자산은 30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약 4년 만에 38배 늘었다.

개발비 무형자산 1164억원의 87%가 렉라자 임상 3상 비용이다. 유한양행은 2020년 렉라자 개발 비용 약 326억원을 처음으로 자산으로 인식했다. 이후 렉라자는 꾸준하게 회사의 무형자산을 늘렸다.

제약사는 신약을 개발할 때 임상 3상 승인부터 R&D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제네릭(복제약)은 생동성 시험계획 승인부터 개발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한다.

아직 개발 중인 신약이라도 미래에 상용화되면 회사에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신약의 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할 수 있는 이유다. 다만 그 신약이 실제로 개발에 성공해 미래의 회사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비용을 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신약 개발에서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점을 임상 3상 승인부터라고 판단한 것이다.

개발비 무형자산은 신약이 상용화된 이후부터는 천천히 비용으로 상각된다. 결과적으로 언젠가는 모두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 그래도 신약 개발비를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인식하면 단기적으로는 제약사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렉라자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폐암 신약으로의 데뷔를 준비 중이다. 연 매출 1조원 이상부터 '블록버스터 신약'이라고 부른다.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이 렉라자를 이용한 다양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지난달 ESMO(유럽종양학회)에서 렉라자 병용요법의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다. 전 세계 EGFR 폐암 1차 치료 표준 약제인 타그리소 단독요법과 비교해 환자의 생존 기간을 늘리면서 효과를 입증했다.

당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임상시험 결과로 유한양행 주가가 요동쳤다. 그런데도 렉라자의 효과는 입증됐다는 평가가 많다. J&J은 올해 안에 렉라자 병용요법의 품목허가 신청을 FDA(미국 식품의약국)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렉라자의 블록버스터 신약 진출에는 환자의 OS(전체 생존 기간) 데이터가 핵심이다. 내년 말 OS 데이터의 최종 분석이 끝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임상 현장에서 타그리소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시장 100%를 점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향후 렉라자 병용요법이 최대 70%까지는 뺏어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FDA 승인 이후 국가별 보험 적용 등 이슈에 따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점진적인 환자 처방 점유율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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