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손흥민도 첫 경험' 중국 원정, 요란한 도발 앞에 냉정한 승부수 보여야

이성필 기자 2023. 11.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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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곽혜미 기자
▲ 손흥민 조규성 ⓒ곽혜미 기자
▲ 손흥민 클린스만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축구대표팀이 '소림 축구' 중국을 잡기 위해 중국 선전에 도착했다. 오는 21일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싱가포르와 첫 경기에서 5-0 승리를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린 대표팀이다. 전반 44분까지 싱가포르의 5-4-1 대형에 기반한 밀집 수비에 고전하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칼날 패스를 조규성(미트윌란) 수비 뒷공간으로 들어가 왼발로 차 넣으면서 경기가 풀렸다.

한 골 차 리드를 안고 대표팀은 후반 싱가포르의 대형을 깨려 애썼고 황희찬(울버햄턴), 황의조(노리치시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이강인의 연이은 골로 승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식 자율 축구가 무엇인지 보인 장면이었다.

좋은 기운을 안고 떠나는 중국 원정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아시아 축구를 잘 모르는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제대로 시험대다. 역대 전적 22승12무2패로 압도하고 있지만, 태국 원정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온 중국의 사기는 올라오고 있다.

무엇보다 주장 손흥민에게도 중국 원정은 17세 이하(U-17) 대표팀부터의 기준으로 보면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 공식 경기 출전 기록 집계에 따르면 손흥민은 U-17 대표팀이던 2008년 3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렸던 사닉스배 국제청소년대회에서 중국 U-17 대표팀을 상대로 뛰었다.

이후 성인 대표팀으로 와서 2016년 9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에 나서 정쯔의 자책골에 이청용(울산대), 구자철(제주 유나이티드)의 골로 여유있게 승리하는 것 같았으나 수비가 흔들리며 내리 두 골을 내주며 3-2로 겨우 있었다. 후반 중국의 두 골은 향후 '창사 참사'로 불리는 원정 경기에서 0-1 패배로 연결된다.

창사 참사에서 손흥민은 직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경고받아 누적, 나서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기량을 제대로 활용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는 상황이었기에 더 아픈 패배였다.

'가장 최근' 중국전 출전은 2019년 1월 1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렸던 2019 아시안컵이었다. 2-0으로 승리,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경기에서 황의조(노리치시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골맛을 봤다.

홈이거나 제3국에서 치른 중국전만 경험한 손흥민이다. 중국 원정은 손흥민에게도 어색한 경험이다. 공한증으로 한국을 이기고 싶은 마음은 중국대표팀이나 치우미로 대표되는 중국 팬들이나 똑같다.

▲ 중국 선전에 입성한 축구대표팀 손흥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 중국 선전에 입성한 축구대표팀 손흥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대한축구협회
▲ 2017년 '창사 참사'로 불렸던 중국 원정, 당시 경험자 중 현 대표팀에는 황희찬, 김진수, 김승규가 있다. ⓒ대한축구협회
▲ 2017년 '창사 참사'로 불렸던 중국 원정, 당시 경험자 중 현 대표팀에는 황희찬, 김진수, 김승규가 있다. ⓒ대한축구협회
▲ 2017년 '창사 참사'로 불렸던 중국 원정, 당시 경험자 중 현 대표팀에는 황희찬, 김진수, 김승규가 있다. ⓒ대한축구협회

냉정한 승부를 펼치면서 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손흥민이다. 중국은 도시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선전은 중국 남부 지역에서 광저우 다음가는 도시다. 선전 연고의 프로팀인 선전이 갑급리그(2부리그)로 강등됐지만, 축구 열기는 대단하다. 이미 매진으로 한국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중국 원정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말을 많이 들으면서도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손흥민이다. 중국은 쓸모없는 심리전과 거친 경기로 한국을 흔드는 방식을 많이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부상자도 있었다. 대표팀이 머무는 숙소는 물론 훈련장 등 동선마다 취재진이 붙어 다니며 작은 동작 하나라도 의미 부여해 이슈로 만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에서 뛰었던 김민재와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누볐던 김영권(울산 현대)이 있어 수비 걱정은 덜 하다. 김진수, 박진섭(이상 전북 현대), 김태환(울산 현대), 정승현(울산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도 아시아 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중국 팀과 겨뤄봤다. 이강인,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설영우(울산 현대)는 10월 중국 항저우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한국에 비우호적이었던 관중 열기를 체험했다.

창사 참사 경험자 중 현 대표팀 자원은 김진수, 김승규, 황희찬이다. 최근 중국 원정 경험자들의 체험기는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축구전용경기장이 아닌 종합경기장이라 경기 분위기가 어수선하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있다. 중국 팬들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손흥민은 존중하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온 손흥민에게는 야유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원정 초보인 클린스만 감독의 지휘력에 그 이상의 팀 단합을 위한 비기를 보여줘야 하는 손흥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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