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침체 우려 점차 커져 단기 투자등급 채권 주목할 때"
톰 딕비, 본보 인터뷰서 조언
세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규모는 10조달러(약 1경3200조원)를 넘어섰다. 국내 ETF 시장의 순자산도 어느새 100조원을 넘겼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운용보수가 거의 없고 사고 팔기도 쉬운 까닭에 하루가 다르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미국 기술주 ETF 'QQQ'의 운용사 인베스코의 톰 딕비(Tom Digby·사진) 인베스코 아시아퍼시픽 ETF사업개발 및 자본시장 부문대표는 최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투자자를 위한 투자조언을 내놓았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총 운용 자산(AUM) 약 1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6위의 운용사로, 패시브 펀드부터 액티브 펀드, 사모펀드,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펀드를 운용중으로. 이중 5000억달러의 자산이 ETF로 운용된다. 현재 인베스코가 제공하는 ETF 상품은 480여개로 ETF 운용자산으로는 세계 4위, 상품 수로는 세계 3위 수준이다. 특히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QQQ'는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ETF 중의 하나로, 국내 투자자들의 선호 또한 높다. S&P500에서 변동성이 낮고 배당이 많은 50종목을 추린 월배당 ETF 'SPHD'도 유명하다.
딕비는 "세계 최대 ETF 시장인 미국의 시장규모는 약 6조달러이며 유럽 시장이 약 1조5000억달러, 아시아 시장이 약 1조5000억달러로 비슷하다. 이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은 아시아 시장, 특히 한국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ETF 투자자들의 95%가 미국 상장 ETF를 사고, 유럽 투자자의 90%는 유럽 상장 상품을 산다. 하지만 아시아 ETF 투자자들은 아시아 상장 상품보다 미국이나 영국 런던 등에 상장한 ETF에 더욱 많이 투자한다. 아시아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02년 도입 이후 크게 성장한 한국 ETF 시장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 투자자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투자 트렌드에 기민하게 적응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상품의 다양성과 접근의 용이성이 ETF 인기의 첫번째 이유일테고, 한번의 투자로도 분산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의 편의성도 우수하다. "예컨대 올해는 채권 ETF가 크게 성장했는데, 완전히 전산화되지도 않았고 고액 투자 위주였던 채권 시장의 복잡한 문제들을 생각하면 채권 ETF가 상대적으로 투자하기에 훨씬 편리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지속되면서 시장에선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를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그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채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딕비는 "우리는 지난 10여년의 저금리 세계에서 빠져 나왔다. 투자자들은 연 5% 수준의 무위험 투자를 원할 것이고, 이때 ETF가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단기 투자등급 채권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캐리(이자이익)가 뒷받침되면서 수익률이 8~9%대까지 높아졌다. 확실히 예년에는 일어나지 않았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에도 ETF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유럽에서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요구되는 ESG 기준에 맞도록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데 있어 ETF가 매우 좋은 방법이란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최근 블랙록과 인베스코가 비트코인(BTC) 현물 ETF(Spot ETF)를 미국 당국에 승인 신청한 데 대해서는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좋아하지만 풀리지 않는 과제들이 있다. '어떻게 가상자산을 저장하는가', '어떻게 가상자산의 가치를 평가할까' 같은 안정성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문제들 또한 ETF가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우리와 같은 운용사가 신뢰도 높은 신탁사와 연관한 보관소에 코인을 보관할 수 있고, 업계 최대 블록체인 하우스에서 가치를 평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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