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불후의 명곡' 美뉴욕 특집..'떼창'에 '트로트'까지 'K-가요'란 이런것 '인증'

고재완 2023. 11. 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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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팝이 미국 뉴욕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지난 18일 방송한 KBS2 '불후의 명곡'은 'US특집'으로 꾸며졌다. 그동안 한국 가수의 미국 공연은 자주 열렸지만 이렇게 정규 가요 방송 프로그램을 미국에서 촬영한 것은 꽤 오랜만의 일이다.

섭외부터 진행까지 여러가지 문제들로 인해 미국 현지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호응이 좋을 것이라는 확신 역시 필요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불후의 명곡'은 도전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전국 7.8%(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수도권 7.4%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날 방송은 이른바 K-팝이라고 불리는 아이돌 음악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등장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발라드 가수 김태우를 비롯해 잔나비, 영탁, 박정현, 에이티즈, 김태우, 패티김이 무대에 올라 현지 교민, 팬들과 뜨겁게 호흡했다.

MC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은 13년째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자랑했다.

가장 호응을 얻은 팀은 역시 K-팝 아이돌 에이티즈였다. "에이티즈"가 호명되자 관객석의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공연장에는 에이티즈의 응원봉과 플랜카드를 들고 자리한 팬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BOUNCY'로 무대를 연 에이티즈는 시작부터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며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는 K팝의 위상을 무대로 입증했다. 'Say My Name', 'Fever Medley', '멋'을 부르는 에이티즈는 마치 자신의 콘서트 현장인 듯 물 만난 물고기처럼 무대 장악력을 뽐냈다. 현지 팬들은 에이티즈의 노래를 빠짐없이 따라 부르며 무대를 즐기고 함께 열광했다.

특히, 에이티즈 메인 보컬인 종호는 잔나비와 함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반전 매력을 뽐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잔나비와 종호는 특별 협업 무대로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선곡, 한국 가요의 클래식 감성을 전달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이어 "K-밴드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뤘다"는 소개와 함께 무대에 오른 잔나비는 레트로 정서가 물씬 느껴지는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을 잇달아 선보이며 정체성을 표현했고 보컬 최종훈은 여느 록스타 못지 않은 무대 매너와 감성 보이스로 미국 관객들까지 사로잡았다.

R&B에는 박정현이 있었다. "정말 흥분된다"는 벅찬 소감과 함께 모습을 나타낸 박정현은 작은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과 목소리로 대표곡 '꿈에'를 선보엿다. 이어 평소 콘서트에서도 자주 부르는 신나는 곡 '우연히'을 선곡, 한국적인 록 스피릿을 발산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관객들은 박정현의 몸짓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몸을 흔들었다.

K-트로트 영탁도 나섰다. 영탁은 '폼 미쳤다'의 한 소절을 관객들에 공유, 노래의 일부로 합류시키며 관객들과 함께 무대를 즐겼다. 이어진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통해 영탁은 자리한 모든 관객들에 K-트로트의 맛에 흠뻑 빠지게 만들며 존재감을 뽐냈다.

'보컬의 정석' 김태우는 솔로 대표곡 '사랑비'로 무대에 섰다.

"한국 가요의 위상을 높인 최초의 한류 스타"로 소개된 패티김은 우아한 자태로 내공이 듬뿍 담긴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을 부른 패티김은 자신을 향해 '패티', '패티'를 연호하는 관객들에 벅차오른 듯 환호성을 지르며 영어로 소통했다. 패티김은 유쾌한 입담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며 관록을 뽐냈다. 이어진 노래는 '사랑은 생명의 꽃'이었다. 노래 초반 노래를 멈춘 패티김은 "함성이 너무 커서 가사를 잊어버렸어요. 제가 이 노래는 천 번도 넘게 불렀는데 최근 십 년 불러본 적이 없다. 11년 만에 불러본다"라고 고백한 후 다시 노래를 시작해 관객들의 뜨거운 응원과 뭉클한 감동을 불러왔다.

'사랑은 생명의 꽃'을 마친 85세 레전드 디바 패티김은 하이힐을 신고 "젊은이들만 떼창을 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대 없이는 못 살아'를 불렀다. 관객들과 소통을 이끌어내며 무대를 누빈 패티김은 지난 시간들에 대한 회고와도 같은 'My Way'로 감동을 줬다.

K-팝은 아이돌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한 판이었다. 미국 뉴욕의 K-팝 팬들도 한국 음악의 다양성과 수준을 알게 해준 무대가 됐다. '불후의 명곡'이라는 프로그램이 예능의 순기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반응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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