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로니를 지켜라?”…伊의회, 인공 고기 ‘대체육’ 금지법안 승인

이탈리아 의회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인 대체육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안사통신이 1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자국 축산업과 전통 식문화를 보호한다는 취지이지만, 대체육이 기후 위기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세계적 흐름에 역행한다는 반발도 나온다.
이탈리아 하원은 이날 해당 법안을 총 246표 중 찬성 159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실험실에서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 만든 대체육의 생산과 판매 및 수입·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대체육과 고단백 곤충 가루 등 비전통적 음식의 개발을 이탈리아 음식 유산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법 위반 시 최대 15만 유로(약 2억원)의 벌금을 물게 되며, 최대 3년 동안 정부 자금 지원을 받을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이 법에 따르면 식물성 제품에 ‘두부 스테이크’나 ‘야채 프로슈토(자연 건조 햄)’ 등 육류와 관련된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된다. 지난 7월 상원에 이어 이날 하원에서도 통과되면서 이제 이 법안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게 됐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유사한 취지에서 귀뚜라미·메뚜기 등 곤충에서 추출해 만든 ‘곤충 밀가루’를 피자나 파스타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실험실에서 생산된 제품은 우리 전통의 일부인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 문화의 보존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시민들의 일자리와 건강을 위험에 빠뜨려 엄청난 이익을 얻으려는 다국적 기업들의 행위를 금지하는 첫 번째 국가”라고 했다. 대체육이 상용화되면 기술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 등은 이익을 얻는 반면, 전통 축산 농가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농산물서비스협회(ISMEA)에 따르면 지난해 이탈리아 축산업은 쇠고기 제품 63억 유로(약 8조8000억원), 돼지고기 제품 84억 유로(약 11조7000억원)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적 추세를 거스른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대체육은 축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1월 세포 배양 닭의 생산을 허가했다. 싱가포르는 2020년에 배양육을 치킨 너깃(한입 크기 조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동물 권리 보호 단체들은 대체육이 동물 복지를 위한 윤리적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EU)이 대체육 생산과 유통을 승인할 경우, EU 회원국인 이탈리아가 대체육 판매를 금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하원에서 법안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의사당 밖에서는 대체육 금지에 찬성하는 이탈리아 내 최대 농업 단체 콜디레티와 금지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 간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 전시관에 아이폰17 프로가?…경쟁사 제품 올려뒀다, 왜?
- 안세영, 43분 만에 ‘끝’... 中 마스터스 결승 갔다
- 법무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 증축 사업 전면 재검토”
- 리처드 브랜슨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전쟁을 일으켜 항공권 가격 상승”
- ‘해리 왕자 반지’ 오우라, 몸값 15조에 미 나스닥 상장 추진
- “배가 아파서”...남의 집 몰래 들어가 대변 본 50대
- 영종도 해상서 보트 전복...어선이 12분 만에 9명 구조
- [단독]평균보다 2배 빨랐다… ‘김승원 로비 의혹’ 제넨셀, 33일 만에 식약처 승인
- “동생, 보고 싶어 눈물이 나네” 김승원·브로커 통화 녹취록 풀렸다
- 100만명 몰리는 서울불꽃축제... 여의도 일대 차량 통행 전면 차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