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싱글 인 서울'로 연애 세포 깨어나..비혼 아닌 자만추"[★FULL인터뷰]
17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의 임수정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로, 임수정은 일에 있어서 프로페셔널하지만 일상에서는 허당미 가득한 출판사 편집장 '현진'으로 분했다.
임수정은 '싱글 인 서울'에 대해 "사랑스럽고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제 영화를 보고 설레본 건 오랜만이다. 연애 세포가 살아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 동욱 씨랑 연애세포 진단을 받았는데 연애세포가 다 죽은 걸로 나와서 로맨스 영화 주인공들 맞냐는 얘기도 들었다.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까 사라졌던 연애 세포가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서 연말에 관객들이 찾아와 주셔서 몽글몽글한 감정을 많이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서울에 사는 싱글인데, '싱글 인 서울'은 제목을 보는 순간 느낌이 딱 오더라. 요즘 싱글도, 1인 가구도 많고, 어떠한 형태로든 싱글로 지내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런 부분이 많이 공감됐다. 영화에서도 대부분의 캐릭터가 다 싱글이다. 다르고 다양한 형태의 싱글들이 표현돼서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진' 캐릭터를 연기하며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임수정은 "제가 멜로 장르를 많이 했는데, '현진'은 자기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알고 보면 빈틈이 많은 캐릭터라서 조금 더 자유로움을 느꼈다. 그전에는 뭔가 몸과 마음이 아프고, 비현실적인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현진'을 연기하면서는 굉장히 편했다. 그래서 애정이 더 많이 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호'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는 "사랑에 대해서 다르게 생각하는 두 사람이 만나서 티격태격하다가 알아과는 과정이 그려진다. 자신도 모르게 스며들고, 서로의 사랑이 싹트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과정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도 누군가를 알고,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확신을 가지기 보다는,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사람이라서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또 저는 관심이 생기는 상대가 생기면,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든 제가 먼저 마음을 표현하는 편이다. '현진'이 귀여운 게 저는 표현을 하는데 '현진'은 착각하지 않나. 저는 그런 거보다는 마음을 표현해서 당신이 궁금하다는 시그널을 보낸다"며 "제가 진짜 오래 알고, 친해져야 사랑스러운 면이 나오고, 실제로는 건조한 편이다. 그런 것들이 표현법의 취향이 맞아야 가까워진다. 그렇지 않으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어릴 때부터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렇다고 결혼을 빨리 하기 위해서 누굴 빨리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가끔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는데 어릴 때부터 빨리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는 꿈을 꿨다는 말을 한다. 근데 저는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언젠가는 나도 누군가와 함께 살고 싶지 혼자 살고 싶지는 않다. 아직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원하는 것 같다. 언젠가는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만날 거라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싱글 인 서울'에서 호흡을 맞춘 이동욱이 "단연코 최고"라고 밝힌 임수정은 "다른 분들은 다 지나갔고, 지금은 이동욱밖에 없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임수정은 "제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에 한 신 특별출연해주셨는데 잠깐이었는데도 이 배우가 베테랑 배우고, 연기를 너무 잘한다고 느꼈다. 다른 작품에서 긴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는데 '싱글 인 서울'이라는 기회가 왔다"고 전했다.
그는 "근데 이동욱 배우가 연기 스펙트럼이 넓더라. 액션, 판타지, 스릴러 등 인간과 비안계를 넘나들면서 여러 장르를 경험했다. 스펙트럼이 넓고 유연하게 연기를 잘하시더라. 정말 최고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 임수정은 "사실 불편한 일 투성이다. (혼자 활동한) 큰 이유는 없었고, 올해는 일보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려고 하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근데 '거미집'으로 칸 국제영화제도 가게 되고, '싱글 인 서울'도 개봉하고, '유 퀴즈 온 더 블럭' 같은 예능도 나가는 큰 이벤트를 치르게 된 거다"라며 "촬영이 있는 상황이었다면, 불가능했을 텐데 홍보 활동이니까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20년 동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좋은 돌봄을 받았다. 근데 어느 순간 제가 거기에 익숙해져서 생각보다 새로운 도전에 겁이 많아졌다는 걸 느꼈다"며 "예를 들어 메이크업 아티스만 벗어나도 불안하고, 옆에 누가 있어야만 할 것 같다. 그런 것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데 불편함을 준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게 혼자 움직이고 다양하게 일을 해본 뒤에 겁이 조금 없어졌다. 지금은 '유럽이나 미국 오세요'라고 말하면 여행가방 하나 딱 들고 바로 갈 수 있을 것 같더라"라며 "다만, 매니지먼트 관리와 돌봄은 지금도 필요하다. 한 번 벗어나 봤으니까 차이점을 느껴서 더 자유롭게 느끼는 것 같다. '거미집'도 워낙 베테랑 팀들이라 그냥 가기만 하면 됐다. 영화제 가는 것도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너무 좋은 경험을 하고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은 있다. 20~30대 때는 이런 생각을 못했을 것"이라며 "제가 윤여정 선생님처럼 오래 연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이라도 다양한 걸 하면서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근데 한국은 아직 여성 배우들보다는 남성 배우들이 제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제가 제작 일을 해보겠다고 했더니 많은 조언을 들었고,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라며 "10년, 길게는 20년 안에 그런 일도 병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제가 제작사를 차리기 보다는 어떤 역할이라도 참여해서 좋은 작품에 기여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 서사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고, 나이대가 다른 로맨스에도 관심이 많다. '싱글 인 서울'이 좋았던 건 로맨스 장르의 주인공들이 대부분 어리다. 근데 로맨스가 그때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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