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다음 타겟 정해졌다…로슨 놓친 김승기 감독, 그의 ‘독사 본능’은 DB로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11.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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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은 (원주)DB한테 한 번 풀어보려고.”

고양 소노의 김승기 감독은 KBL에서 알아주는 명장 중 한 명이다. 오랜 코치 생활로 다져진 경험은 감독 지휘봉을 잡은 뒤 적응기 없이 뛰어난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만든 자양분이었다. 그리고 특유의 선택과 집중은 단기전,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빛나게 하고 있다.

김 감독의 최대 강점은 바로 동기부여다. 특정 상대에게 집중, 최대한 승부욕을 끌어올려 한계를 깨는 남자가 바로 김 감독이다.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독사 본능’을 가지고 있다.

2023-24시즌 김승기 소노 감독의 레이더에 들어온 건 DB다. 사진=KBL 제공
대표적으로 지난 2022-23시즌 김 감독의 목표는 안양 KGC(현 정관장)를 넘는 것이었다. 2015-16시즌부터 2021-22시즌까지 KGC의 2번째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정든 팀과 결별했다. 그 과정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고 결국 데이원으로 향해야 했다.

김 감독은 KGC와 함께한 7시즌 동안 창단 첫 통합우승, 2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1번의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제러드 설린저와 함께한 2020-21시즌에는 플레이오프 10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에 대한 KGC의 대우는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 수면 아래에서 아는 사람만 알았던 전삼식 전 단장과의 불화는 결별 후 세상에 드러나기도 했다.

결국 데이원의 창단 첫 수장이 된 김 감독은 전성현 영입과 동시에 ‘타도 KGC’를 외쳤다. 객관적 전력상 큰 차이가 있었으나 그럼에도 KGC를 잡기 위한 승부욕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KGC를 상대로 정규리그 2승 4패, 4강 플레이오프 1승 3패로 결국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선 매번 접전을 치르는 등 쉽게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특별한 이슈를 찾기 힘든 없는 ‘노잼’ KBL에도 오랜만에 재밌는 이야기가 쓰였다. 이 과정에서 사내답지 못했던 몇몇 사람은 KBL 뒤로 숨으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김승기 더비’는 KGC와 SK의 새로운 라이벌전과 함께 2022-23시즌을 뜨겁게 달군 특별한 이슈였다.

2023-24시즌 김 감독의 레이더에 새로 들어온 건 원주 DB다. 이번에는 디드릭 로슨이 중심에 있다. 김 감독은 로슨과 새 시즌 동행하기를 원했으나 DB는 그를 영입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KBL 1라운드 최고의 선수 디드릭 로슨, 그는 이번에도 친정을 울릴까. 사진=KBL 제공
김 감독은 시즌 개막 후 종종 로슨에 대한 아쉬움, 그리고 DB에 대한 섭섭함을 언급했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DB를 만나면 반드시 꺾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실제로 김 감독에게 있어 봄 농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DB를 꺾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DB는 개막 7연승과 함께 현재 11승 1패를 기록 중인 압도적인 1위다. 이번에도 그는 ‘언더 독’이다.

심지어 DB는 로슨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다. 득점은 물론 트리플더블을 달성할 정도로 동료 선수들을 120% 활용하고 있다. 덕분에 1라운드 MVP 역시 로슨의 차지. 김 감독의 배가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소노는 지난 1라운드 DB와의 맞대결에서 89-110으로 대패했다. 그만큼 전력차가 컸던 경기였으나 그럼에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김 감독이다. 그는 DB와의 2라운드 맞대결을 기다렸고 19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치러진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DB는 여전히 강력하다. 소노는 이정현이 부활했고 치나누 오누아쿠가 새 외국선수로 합류했다. 오누아쿠는 DB와 인연이 깊은 선수. 1라운드 때보다 사정이 낫다. 다만 전성현이 없다는 건 깊은 한숨이 나올 일이다.

재밌는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노와 DB, 접점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 김 감독과 로슨을 중심으로 한 신경전은 분명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슈다. 김 감독과 소노는 복수전을 원한다. DB는 지금의 상승세가 꺾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더불어 패했을 때 다가오는 충격은 배가 될 터. DB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승부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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