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중국행 ‘창사 아픔’ 털어내라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6년 만에 중국 원정에 나선다. 잠시 기억에서 지웠던 창사의 아픔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9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선전으로 출국했다.
공항을 찾은 팬들의 응원 속에 비행기에 몸을 실은 선수들은 21일 오후 9시 중국 선전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중국과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6일 싱가포르와 1차전에서 5-0으로 승리한 한국이 중국까지 잡는다면 C조 1위를 굳힐 수 있다. 중국 역시 태국을 2-1로 꺾으면서 1승을 기록했다. 2차예선에선 상위 2개 팀이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A매치인 중국전은 한국 축구의 자존심도 걸려있다. 6년 전 마지막 중국 방문에서 남긴 패배를 씻을 무대다.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21승13무2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자랑한다. 한때 공한증(恐韓症·중국 축구가 한국에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는데, 2017년 3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라는 큰 무대에서 실수가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그 시절 중국과 최종예선 6차전에서 위바다오에게 세트피스에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창사 참사’로 불리는 당시의 아픔은 슈틸리케 전 감독의 거취 문제로 이어졌고 결국 그는 그해 6월 경질됐다. 이후 한국은 중국과 네 차례 만나 3승1무를 기록하며 공한증을 되살렸지만 중국 원정에서도 같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행히 한국은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를 평가전에서 1-0으로 꺾은 뒤 A매치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선 15골로 막강한 화력을 자랑한다. 튀니지(4-0 승)를 제외하면 한국보다 약체를 상대로 만들어낸 결과지만 중국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따진다면 79위(한국 24위)로 강팀이 아니다.
대표팀의 면면을 살펴보면 중국전 대승 기대치도 높다. 6년 전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던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조규성(미트윌란) 등 유럽파 공격진들이 골 맛을 보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황희찬은 마지막 중국 원정 당시 수비수 김진수(전북)와 함께 패배의 아픔을 곱씹었던 현 대표팀의 유이한 선수라는 점에서 동기 부여가 남다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고의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가 제 몫을 해낸다면 중국전에서도 충분히 다득점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황희찬은 “잘 쉬면서 중국전을 생각하려고 한다. 아시아 팀을 상대할 때는 경기력과 결과 모두 챙기려고 한다.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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