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AI 사업 한다더니… 상장사 55%, 깜깜무소식

김경렬 2023. 11. 1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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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던 테마업종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업목적' 공시에 추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상 테마업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중 절반 이상(55%)이 현재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목적 추가 시점은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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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사업목적 변경 업체 점검
"보여주기식 신사업 추진 다수"
<금융감독원 제공>

상장사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던 테마업종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사업목적' 공시에 추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올 상반기 반기보고서상 테마업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상장사 중 절반 이상(55%)이 현재까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시장 기망행위로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21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상장사 1047곳을 점검했다. 사업목적 현황, 변경 내용 및 사유, 사업 추진현황 및 미추진 사유 등 전반을 들여다봤다.

최근 3년간 주요 테마업종은 △메타버스 △가상화폐·대체불가능토큰(NFT) △이차전지 △인공지능 △로봇 △신재생에너지 △코로나19 등 7개였다. 이차전지를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회사가 125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92개사, 메타버스 59개사, 가상화폐·NFT 79개사 등이었다. 사업목적 추가 시점은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등한 2021년 말에서 2022년 초에 집중됐다.

이런 사업 목적 추가 상장사들은 올해 6월 말 기준 총 233개사다. 하지만 이 중 실제로 사업을 추진한 현황이 있는 회사는 104개사(45%)에 그쳤다. 이를 제외한 129개사(55%)가 추진내역이 없었던 것이다. 추진 현황이 있는 104개사 중 47개사는 해당 사업 관련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이 중 해당 사업이 유의미한 매출을 일으켜 여타사업처럼 따로 떼 관리하고 있는 회사는 4개사에 불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업체는 다년간 영업손실 및 자본잠식, 최대주주 변경 등으로 재무·경영 안정성이 낮다"며 "횡령·감사의견 거절 등의 사유로 관리종목 지정·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투자 고위험 종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은 관리종목 지정해지, 상장폐지 모면 등을 위해 부적절한 회계처리 유혹에도 빠지기 쉽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신사업 추진 발표 이후 대주주 관련자가 CB 전환·주식 매도 등을 추진한 곳을 발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추진 역량, 사업 타당성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보여주기식의 신사업 추진을 발표한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며 "이들은 추가 불공정거래 연계 개연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신사업 진행경과 공시 및 허위 신사업 추진 관련 조사 강화안을 발표한 데 이어 6월에는 신사업 진행경과 기재를 의무화하도록 기업공시 서식도 바꿨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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