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하마스는 ‘5천여 정찰군’…‘사이버 정찰군도 7200여명’[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정찰총국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침투수단 보유
“전략군 로켓 공격, 특수작전군 작전 앞서 정찰군 잠수함 공격 등 기습작전 전개”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지난 10월 7일 동력형 패러글라이더와 오토바이까지 동원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계기로 ‘북한판 하마스’로 불리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정찰군 및 ‘사이버 정찰군’이 재조명되고 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작전 사례는 북한에 의해 100% 변형 적용돼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며 "기습공격에 능한 북한 정찰군은 약 5000여 명, 사이버 정찰군은 모두 7200여 명에 이르며 이들은 전략군의 로켓공격, 특수작전군의 작전에 앞서 이들이 보유한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리 등 다앙한 침투수단으로 맨 먼저 기습공격하고, 사이버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0월 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합참은 북한이 하마스식 전술을 사용할 것에 대비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북한의 기습작전이 단행된다면 먼저 주목해야 할 전력이 정찰총국 소속의 이른바 ‘정찰일군(꾼)’, 즉 ‘정찰군(偵察軍)’"이라고 소개했다. 정찰군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2015년 6월 개최된 ‘제1차 정찰일군대회’를 통해서다. 당시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이 ‘제1차 정찰일군대회’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당시 연설을 통해 "우리의 미더운 정찰정보일꾼들과 전투원들은 당이 맡겨준 가장 어렵고 위험한 정찰정보전선을 지켜 청춘도 가정도 생명도 다 바쳐 싸우고…(중략) 기어이 원쑤를 치고 이 땅에 온 세계가 울어러 보는 백두산 통일강국을 반드시 일떠세우라"고 독려했는데, 김 위원장이 언급한 ‘정찰일꾼’이란 대남공작원(간첩), 정찰정보요원과 대남침투 전문 전투원 등 간첩을 포함한 정예화된 특수침투요원들을 일컫는다.
유 원장은 "김정은이 정찰일군대회를 최초로 개최하고 가장 보안이 요구되는 대남침투공작에 종사하는 요원들과의 기념사진까지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그 배경은 남조선혁명의 최일선에서 이를 비밀리에 수행하는 대남침투요원들을 격려하고 더 나아가 대남공작의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해 우리를 위협하려는 대남심리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2015년 1차 대회 이후 현재까지 정찰일군대회 개최 사실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유 원장에 따르면 북한의 정찰군은 정찰총국 정찰국 소속 정찰대대로 편재된다. 정찰총국의 공식명칭은 조선인민군 정찰총국(조선인민군 586군부대)으로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직속 기관이다. 대외적으로 북한군 총참모부 정찰총국이라 알려져 있고 정찰총국장이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겸임하고 있으나, 정찰총국의 대남사업에 대해서 총참모장은 전혀 개입하지 못하고 김정은의 직접 지휘를 받는 독립부서이다. 유 원장은 "일부 북한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정찰총국을 국방성(구 인민무력부) 소속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분석"이라며 "정찰총국은 북한 정권의 목표인 이른바 남조선혁명을 위한 대남(스파이)공작의 총본산"이라고 진단해다.
정찰총국은 총국장(중장 리창호), 수 명의 부총국장, 정치위원, 수 개의 국(육해상 정찰국, 정찰국, 해외정보국, 기술정찰국, 후방국 등) 및 예하 독립 정찰부대로 구성되어 있다. 본부는 평양시 형제산구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예하 정찰부대는 북한 전역에 산재해 있다.
정찰총국 정찰국에는 대남침투 전담 해상연락소(4개소)와 제22전대 등 잠수정(함) 침투부대 및 제1 정찰대대 등 수 개의 정찰대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전연지역(전방) 4개 군단(1·2·4·5군단)에 4개의 정찰대대를 파견하고 있다. 인력 규모만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찰군의 임무는 군사정찰 외에 대남침투정보 수집, 대남침투를 통한 요인납치, 암살, 폭파 등이다. 정찰군은 10개 여단 규모의 특수작전군(5만여 명)보다 뛰어난 침투작전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소수 정예군이다.
유 원장은 "현재 북한 김정은이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고 있는 ‘3대 정예군’은 전략군과 특수작전군, 그리고 정찰군"이라며 "전쟁이 시작된다면 정규군 공격에 앞서 이 3개 군의 기습작전이 단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략군의 미사일 등 로켓 공격과 특수작전군의 작전보다 앞서 침투역량이 탁월한 5000여 명의 정찰군과 잠수함 공격 등 다양한 기습작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라며 "정찰총국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침투수단으로 전·후방지역에 침투해 주요 부대·시설 타격, 요인 암살, 후방 교란 등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 원장은 "앞으로 사이버 기습 남침도 주목해야 한다"며 "오프라인상에서의 기습 공격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의 기습 공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로, 특히 특수작전군(구 11군단·폭풍군단)과 같은 비정규 특수전부대의 후방 침투 및 교란 등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찰군과 더불어 주목해야 할 부대가 정찰총국 기술정찰국 소속의 ‘사이버 정찰군’"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정찰군을 운용하고 있는 기술정찰국(일명 전자정찰국)은 해킹, 사이버테러 등 사이버공작, 암호통신 분석, 통신감청 등 대남공작 관련 기술연구, 개발, 기술공작을 실행하는 부서이다. 특히 ‘110연구소’는 정찰총국의 사이버공작을 전담하는 부서로 종래 121소(일명 기술정찰조)와 100연구소를 통합한 부서인데, 사이버공간을 활용해 한국·미국 등에 대한 전략정보 수집, 댓글 공작 등 사이버심리전, 디도스 공격, 사이버 테러 등을 전담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작전 전담인력은 정예 공작인력 1700여 명에 지원 및 기술 인력까지 합산하면 7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정찰총국 기술정찰국에 배속돼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 원장은 "사이버 정찰군이 기습작전을 감행한다면, 제1 우선 순위는 사회교란의 핵심인 통신망, 교통망, 금융망, 방송망, 에너지망, 의료망, 사회안전망 및 민간 상용망 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휴대폰 및 전화가 두절되고 지하철, 버스, 항공 등 대중교통망과 TV, 라디오 등 방송망이 마비되면 우리 사회에 혼란과 교란이 확산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에너지망이 해킹당해 전력이 송전되지 못하면 아파트나 상가가 소등되고 공장 가동이 중지되며 암흑세계가 연출될 것이다. 금융망이 해킹당하여 은행에 가도 돈을 인출할 수 없고, 의료망이 마비돼 병원에 가도 진료내역을 못 찾고 진료조차 받을 수 없으며,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의 세상이 초래될 것이다. 이 사실을 북한 김정은이 모를 리 없다.
북한 사이버 정찰군은 중국 선양, 다롄, 광저우, 베이징 등 전 세계에 무역회사 등으로 위장한 ○○개의 사이버공작 거점을 두고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엔 연 3조 원 규모의 사이버 금전탈취도 자행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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