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사조·오뚜기, 참치캔마다 '맛' 다른 이유

한전진 2023. 11. 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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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참치캔 3사 맛 비교 분석
본연의 맛, 저지방, 강한 담백함 등 차이 
프리미엄 등 다양해지는 제품 '라인업'
[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전 자취생이라 참치캔을 항상 즐겨 먹습니다. 보통 집에서 밥을 먹을 일이 많지 않은데 혹여라도 먹게 되면 이만큼 좋은 반찬이 없으니까요. 샐러드를 같이 버무려 먹기도 좋고, 찌개나 라면 끓일 때 넣으면 국물이 또 기가 막힙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고요. 그래서 항상 저는 마트에 들러서 참치캔을 한 묶음씩 부엌에 사다 둡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지난 주말에도 장을 보러 마트에 갔는데요. 매대의 동원·사조·오뚜기 여러 참치를 보다가 문득 '각자 맛 차이가 얼마나 날까'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평소 전 참치캔을 사면 1+1이나 기획상품 가격을 할인하는 순으로 사왔거든요. 그래서 사실 딱히 어떤 회사의 참치캔을 먹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아마 대다수 사람들도 그러실 겁니다. 그래서 이번주 생활의 발견 주제는 '참치캔 3사' 비교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죠. 그래서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주변을 돌아 동원·사조·오뚜기 3사의 '100g 기본 라인업 제품'의 참치캔을 샀습니다. 일단 성분부터 살펴봤는데요. 셋 다 눈에 띄는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모두 가다랑어를 주원료로 사용했고요. 함량은 동원이 79.1% 사조가 79%로 거의 같았고, 오뚜기가 76%로 근소하게 낮았습니다.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물론 기름 엑기스 등의 차이는 좀 있었습니다. 동원과 사조는 카놀라유를 썼고요. 야채즙(양파·당근) 등이 들어갔습니다. 반면 오뚜기는 대두유를 썼고 조개 엑기스 등이 들어있었습니다. 영양성분은 동원(210kcal) 사조 (251kcal) 오뚜기(120kcal) 로 나타났습니다. 오뚜기는 최근 '가벼운 참치'로 전체 리뉴얼을 해서 칼로리나 지방 등 함량이 가장 낮았습니다. 가격은 사조(1880원) 동원 (1850원), 오뚜기(1820원) 순이었습니다.

가장 궁금한 건 맛이겠죠. 세 캔을 모두 따서 먹어봤습니다. 의외로 차이가 있어서 놀랐습니다. 동원참치는 본연의 순수한 담백함이 가장 짙었고요. 묽은 맛이 특징이었습니다. 오뚜기참치는 좀 더 짭조름하면서 시큰한 맛이 강했고요. 사조참치는 고기처럼 고소하고 기름이 눅진하면서 뒤에 오는 담백함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입안에서 부서지는 차이도 있었습니다. 동원은 질감이 좀 있는 편이었고 사조와 오뚜기는 잘 바스라졌습니다.

취향은 다를 수 있으니 어떤 것이 더 맛있다고 하진 않겠습니다. 맛만큼 주관적인 것도 없죠. 참치캔의 맛을 비교하는 건 저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차이가 또 아주 드라마틱한 정도라고 하기 어렵기도 하고요. 저마다 매력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어떤 회사의 참치인지 구별할수 있으시겠습니까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각 회사들 역시 맛의 차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합니다. 직접 동원·사조·오뚜기 각 회사에 문의해 봤는데요. 큰 틀에서 참치캔 공정의 차이는 크지 않겠지만 미세한 부분이 다를 거라는 거죠. 예를 들어 같은 남태평양이라도 잡히는 가다랑어가 다를 거고요. 기름 등 수입처도 다르니까요. 여기에 각 회사들이 공개하지 않는 노하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컨대 동원에서는 냉동한 참치를 해동 후 자숙(찌는 과정)하고, 다시 차가운 물로 냉각하는 과정을 강조해 좀 더 식감이 좋다고 강조합니다. 사조는 참치원물에 다시마 엑기스를 더해 더욱 풍부하고 담백하고 감칠맛을 내세웁니다. 사조는 참치 어획부터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뚜기는 직접 원양어선을 운용해 참치를 가공하진 않지만 '가벼운 참치' 리뉴얼로 적은 지방 함량 등으로 차별화 중입니다.

다만 맛의 차이가 결정적일 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게 업체들의 설명입니다. 오히려 애초에 고급 어종을 쓴 '프리미엄 참치', 맛을 첨가한 '가미 참치' 등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컨대 프리미엄 참치캔은 아예 황다랑어 같은 고급 어종을 쓰기도 하고요. 가미 참치는 고추 참치 같은 '바리에이션' 상품을 말합니다. 동원과 사조도 지방을 낮춘 마일드 참치 등 제품을 내놓고 있고요. 이 지점에선 뚜렷한 맛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동원은 지난 9월 '동원맛참'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죠. 참치에 고소한 참기름과 특제소스를 더한 제품입니다. 밥에 비벼먹기 좋게 제품의 차별성을 확대한 겁니다. 사조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늘리고 있습니다. 황다랑어와 날개다랑어의 통살을 그대로 사용한 생생참치가 대표적입니다. 오뚜기는 아예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차별성을 가져가고 있죠. 지난해 콩단백으로 만든 ‘언튜나(UNTUNA) 식물성 바질 참치’를 출시했습니다. 

여기까지 '참치캔 3사' 비교로 알아본 사실들입니다. 같은 참치캔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차이가 나서 놀랐습니다. 여러분도 각 업체의 참치를 사서 비교해 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연인, 친구, 가족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겁니다. 모쪼록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더 재미난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한전진 (noretreat@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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