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반의 반도 안 담아"..욕망에 절인 '하이쿠키'[★FULL인터뷰]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극본 강한)를 연출한 송민엽 PD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아크미디어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첫 공개된 '하이쿠키'는 한입만 먹어도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켜주는 의문의 수제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로, 배우 남지현, 최현욱, 김무열, 정다빈, 서범준, 채서은 등이 출연한다.
'하이쿠키'는 공개 직후 U+모바일tv에 신규 시청자 및 가입자를 대거 유입시키며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하여 전체 콘텐츠 통합 1위를 달성했다. OTT 플랫폼 종합 랭킹차트를 제공하는 키노라이츠에서도 공개 첫 주 만에 1위에 올라 2주 연속 오늘의 콘텐츠 통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은 곧 시리즈에 대한 호평으로 이어져 넷플릭스에서도 순차적으로 순위가 상승했다. 입소문에 힘입어 비오리지널 시리즈 중 1위, 대한민국 넷플릭스 톱10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송 PD는 "(소재가) 지상파에서 방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아무래도 '하이쿠키'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다 보니 '표현이 좀 더 과감해도 괜찮지 않나' 싶은 부분이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불쾌감을 많이 느끼는 건 지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송 PD는 "외국의 사례를 보자면, 학생들이 공부하기 위해 각성제를 먹는 일이 있다고 한다. 합법과 비합법 경계선에서 그런 일이 왕왕 벌어지는 것인데, 현실에서는 드라마보다 더한 일이 벌어지지 않나. 아이들이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잘못된 길을 선택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이쿠키' 속 인물들도 목표나 꿈을 이루고 싶어서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일 포장지에 싸인 쿠키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으나 환각을 보게 되는 설정 등으로 미루어 자연스럽게 마약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최근 연예계는 배우 유아인, 이선균,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등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투약 혐의로 큰 파장이 일었다. 제작진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마약 스캔들과 '하이쿠키'의 소재가 맞물리며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송 PD는 "처음 '하이쿠키'를 기획할 때 마약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이 드라마를 통해서 말하고 싶었던 건 리얼한 약물이나 현실적인 사건보다 좀 더 판타지적인 부분에 있다. 사실 쿠키라는 게 말이 안 되는 설정이지 않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쿠키라는 판타지 설정이 있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유혹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어떻게 좌절하고 무너지는지 그리고 이후에 각자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송 PD는 남지현에 대해 "캐스팅 단계에서 고믾이 많았다"며 "남지현이 연기한 수영은 상처가 많은 인물이다. 그동안 (남지현이 보여준 캐릭터가) 단단하고 의지가 있는 인물이었다면 수영은 알맹이가 없고 불안정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영은 남들이 볼 때 '헉'하는 행동이 튀어나오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묘사되기 어려운 캐릭터다. 주인공 수영이 들쭉날쭉한 감정을 가진 건 사실 시청자들이 (인물에) 공감하거나 이입을 하는 데 어려운 일일 수 있는데, 남지현이 굉장히 잘 표현해줬다. 제가 느끼기에도 (남지현의) 새로운 선택 아닐까 싶다"고 남지현의 새로운 모습을 칭찬했다.
최현욱에 대해서는 "시리즈 중후반부에는 호수의 다른 모습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하며 "전형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분들도 있지만 (최현욱은)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숨겨진 욕망이라든지 어두운 부분을 극 중 쿠키가 끌어낸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게 연출하면서도 현실처럼 극 중 인물들도 욕망이 다 다르기 때문에 평범한 일상이 오히려 반전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출이나 자극적인 설정, 폭력성 등을 어느 정도 순화했다. 그러면서도 고민이 된 부분이 현실의 학교는 더 충격적이고, 시리즈가 현실에 비하면 반의 반도 안 보여준다는 생각도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학교는 무조건 따뜻하고, 아이들은 착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현실은 잔인할 때도 있지 않나. 물론 우리가 그걸 일부러 보여줘서 자극할 필요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묘사가 되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PD는 "수영, 민영 자매의 이야기가 주요 테마"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저는 (사람들이) 항상 옳고 합법적인 선택만 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잘못된 선택을 해서 벌을 받는 것보다는 의지를 가지고 바로잡으려고 노력하고 반성하고, 의지를 갖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다루고 싶었다"고 '하이쿠키'가 전하는 메시지를 귀띔했다.
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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