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흑마법’의 이유 3D와 첨가제···‘플라스틱 테러범’[책에서 건진 문단]
‘책에서 건진 문단’(책건문)은 경향신문 책 면 ‘책과 삶’ 머리기사의 확장판 이름입니다. 지면 서평은 ‘지면 제약’ 때문에 한두 문장만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건문’은 문단 단위로 내용을 소개합니다. 지면 서평도 더 쉽게 자세하게 풀었습니다. 지은이 뜻을 더 정확하게 전하려는 취지의 보도물입니다. 경향신문 칸업 콘텐츠입니다. 책 문단을 통째로 읽고 싶으시면 로그인 해주세요!
https://m.khan.co.kr/culture/book/article/202311110600001
“단조로움을 허락하는 최초의 마법 같은 재료.” 프랑스 철학자 롤랑 바르트가 “양동이뿐 아니라 보석까지도 모두 만들어 낼 수 있는” 플라스틱을 두고 한 말(1957년 <현대의 신화> 중)입니다. <플라스틱 테러범>(최린 옮김, 열린책들) 저자 도로테 무아장은 1950년대 플라스틱 열풍을 전하려 바르트 말을 인용합니다.
바르트, ‘최초의 마법 같은 재료’ 플라스틱
처음으로 기교가 희귀한 것이 아닌 일반적인 것을 겨냥한다. (……) 물질의 계층 구조가 폐지되고, 단 하나가 모든 물질을 대체한다. 전 세계가 플라스틱으로 가공될 수 있고, 생명 그 자체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플라스틱 소재의 대동맥을 만들기 시작한 것 같다.
플라스틱은 그리스 어원인 ‘plastikos’가 의미하듯 “원하는 대로 주조하고 반죽할 수 있으며 상상하는 모든 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특성을 가진 재료”였습니다. 곳곳으로 퍼져나가 ‘대동맥’을 이룬 게 당연해 보였죠. 1950년 생산량은 200만t입니다. 2020년 4억t으로 200배 이상 늘었죠. 이 성장세가 유지되면 2050년 생산량은 10억t이 넘어설 것이라고 저자는 추정합니다.
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인간의 육체에 흠뻑 배어들어” 갔죠. 바르트가 말한 ‘대동맥’에 중증의 경화증이 일어난 것도 분명합니다. 지금 사람들은 플라스틱의 갖은 문제를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합니다. ‘마법’ 같은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비닐봉지 사용 20분, 오염은 1000년
비닐봉지? 영어로 플라스틱 백(Plastic bag)입니다. 비용 대비 효과는 엄청납니다. 놀라울 만큼 얇고 가벼우며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자기 무게의 2000배를 담아 나릅니다. 2018년, 유엔은 매년 지구상에서 5조 개의 비닐봉지가 소비된다고 추산했습니다. 문제가 더 많죠.
평균적으로 20분 사용하지만 오염은 1000년을 간다.( ……) 문제는 비닐봉지가 물건들의 무게를 잘 버티는 만큼 분해에도 잘 버틴다는 것이다. 비닐봉지들은 물과 바람에 실려 다니다가, 상당수가 바다에서 여정을 마친다. 일회용 봉지는 해안가에서 많이 발견되는 다섯 가지 플라스틱 쓰레기 중 하나다.
거북이에게만 해를 끼치는 플라스틱?
저자는 “오늘날 이런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되묻습니다. “플라스틱이 자신의 이웃보다 거북이에게 해를 끼친다고 아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웃보다 거북이를 더 아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지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린피스 미국 지사에서 일하는 해양 생물학자 존 호시바의 말입니다. 봉지를 해파리로 여겨 삼킨 뒤 죽은 바다거북 이야기나 해안가를 뒤덮은 플라스틱 이미지는 널리 알려졌죠. 문제는 이런 이야기와 이미지가 플라스틱 문제의 모든 것으로 여긴다는 겁니다.
오랫동안 잘못된 질문만 해왔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 플라스틱이 어디로 가고, 어떻게 제거되는 것일까>라고 묻기만 했다. 이제 <플라스틱은 어디에서 왔고, 어떻게 해야 생산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야 한다. 물론 소비자도 플라스틱 오염에 일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불성실한 시민들에게 은근히 의존하면서, 제조업계는 자신들의 책임을 너무 빨리 지워 가고 있다. 제조업계는 <플라스틱은 정말 환상적>이 라고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수십억을 투자했다. 이제 어느 정도 균형을 회복해야 할 때다.
플라스틱 마법의 이유, 첨가제
‘플라스틱은 어디서 왔을까?’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에 관한 질문인데, 문제는 ‘첨가제’입니다. 생산에 관한 문단을 전합니다.
다시 화석 에너지로 돌아가 보자. 플라스틱은 폴리머, 달리 말하면 더 작은 요소인 모노머로 구성된 큰 분자다. 이런 폴리머는 석유 증류 시 나오는 나프타, 또는 천연가스에 존재하는 에탄에서 생산될 수 있다. 아주 간단히 요약하자면, 에탄과 나프타는 탄화수소 분자를 더 작은 분자로 분해하기 위해 거대한 분해 증류 용광로 속에서 증기가 있는 상태로 섭씨 800도 이상 가열된다. 이 증기 분해기의 출구에서 프로필렌을 얻는데,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게 하는 유명한 모노머 에틸렌을 얻게 된다. 남은 일은 그것들을 서로 연결해서 一 산업 전문 용어로는 <중합한다>고 한다一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PVC와 그 밖의 플라스틱 알갱이를 얻기 위해 첨가제를 뿌리는 것이다. 첨가제는 플라스틱의 특성을 바꾸는 플라스틱 가공제, 용매, 산화 방지제, 염료, 불연재 등의 화학 물질이다. 이런 화학 물질 없이는 플라스틱이 그렇게 마법을 부리지 못하고, 독성을 지니지도 않을 것이다.
……
플라스틱 산업은 독특한 특성이 있다. 석유와 가스는 단순히 플라스틱을 생산해서 스마트폰이나 목욕할 때 갖고 노는 오리로 바꾸는 데 사용되는 에너지가 아니다. 그것들은 플라스틱 산업의 원료이기도 하다. 거의 같은 비율로 쓰인다. 그 결과, 석유 화학은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이고 온실가스 배출량 측면에서 시멘트와 철강 다음으로 세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플라스틱 테러범들과 3D
이런 문제의식에서 탐사 대상으로 삼은 게 ‘플라스틱 테러범’입니다. “플라스틱으로 환경과 공중 보건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저자는 화학 회사 듀폰이나 석유 회사 엑손모빌, 다국적 음료 기업 코카콜라 같은 회사들을 지적합니다. 코카콜라는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이들 기업은 미국 화학협회나 유럽 플라스틱스유럽에 가입했습니다. 저자는 이들 ‘플라스틱 테러범’의 행태를 고발하며 업계 로비의 황금률인 ‘3D 원칙’을 거론합니다. 3D 원칙은 환경이나 노동 한국 여러 사회 문제와 기업 태도·대응과 비교해도 될 듯합니다.
영어로 <Deny, Delay, Deflect>, 즉 <부인하라, 지연시키라, 주의를 돌리라>다. 담배, 석면, 화석 연료 회사이건 오늘날 플라스틱 회사이건 간에, 이 원칙을 쓰면 이미 이긴 게임이며, 더욱이 몇 년간의 수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한다. (……) 이 원칙은 여전히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다. 왜냐하면 원칙이 절대로 저지받을 위험 없이, 무한히 반복될 수 있도록 규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로비스트들은 기계에 기름칠을 하고, 글자 그대로 로드맵을 따르는 일상을 수행하는 정비사들인 것이다. 3D 원칙 첫째, 부인하라. 보건 위협을 부인하고, 과학자들을 분열시키고, 진실한 연구원들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안심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돈으로 산 진짜 내 편인 -- 사이비 전문가들을 동원해 연구를 완성한다. 둘째, 지연시키라. 모든 수단을 써서 규제와 금지 조치를 지연시킨다. 끝없이 긴 법적 절차를 진행하며, 해당 물질이 현대적 생활에 필수적이라는 걸 주장하며, 보건 의료 기관에 잠입하고, 요청받은 자료를 제출하는 데 늑장을 부리며, 이런 자료들은 기밀이며, 경제가 무너지고 일자리가 없어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영업 기밀에 대한 존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며 지연시키는 것이다. 세 번째, 주의를 돌리라. 기술의 발전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는 않지만 장차 우리 모두를 구하게 될 해결책에 대해 떠벌리며, 언론에 거짓을 말하고, 대중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
물도 많이 마시면 죽는다?
“독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용량이에요. 마치 소금이나 물과 같은 거죠” 같은 논리가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죽을 수 있다”는 말이죠. 즉 소량의 플라스틱 독성 물질 섭취는 별문제 없다는 논리가 들어간 말입니다.
‘3D 원칙’으로 담배 회사는 반세기에 걸쳐 담배와 폐암의 연관성을 강력하게 부인했죠. 석면 먼지와 폐 질환 사이 “반박할 수 없는 연관성”이 드러난 건 1930년인데, 1970년대가 되어서야 그 속임수를 폭로하는 소송이 미국에서 제기됩니다.
‘합성 내분비 교란 물질’은 최근 부각된 플라스틱 이슈입니다. 2020년 여섯 개 과학잡지에 “자칭 최고의 독물학자라는 19명의 전문가는 ‘합성 내분비 교란 물질이 인간에게 노출되는 건 대개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우리가 콩, 녹차, 겨자와 같은 음식에서 발견할 수 있는 ‘천연 내분비 교란 물질’이 비스페놀 같은 공장에서 합성한 내분비 교란 물질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합성 내분비 교란 물질의 노출은 지난 50년간 꾸준히 감소해 온 반면, 천연내분비 교란 물질의 노출은 주로 채식주의 생활 방식의 확산과 더불어 증가했다”고도 주장했죠. 이들 전문가는 어떤 사람들이었까요?
전문가들 알고 보니, 업계 사람들
진짜 전문가들은 이런 어이없는 주장을 마주하자, 분노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 이런 사이비 과학자 무리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3년에, 같은 인물들이 구식 연구를 다시 들먹이며, 내분비 교란 물질을 규제하고자 당시 유럽에서 진행 중이던 절차에 훼방을 놓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프랑스 일간지 『르 몽드』가 개입한다. 2020년 6월, 과학계의 이해관계를 훤히 알고 있는 언론인 두 명이 논설위원들의 이력을 조사한다. 그결과, 그들 대부분은 자신이 알리고자 하는 문제에 그리 정통하지 않으며, 몇몇은 실상 산업계의 노련한 컨설턴트인 것으로 드러난다. 『르 몽드』가 살펴본 바로는, 19명의 과학자들 가운데 적어도 15명의 경력이 화학, 살충제, 화석 연료, 심지어 담배 업계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업계 중에는 거대 농화학업체인 몬산토Monsanto, 담배 회사인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 그리고 절대 빠질 수 없는 미국 화학 협회가 있다.
‘플라스틱 테러범’은 속임수도 씁니다. ‘눈 가리고 아웅’이죠. 식품 용기나 음료수병에 쓰이는 화학물질인 비스페놀A가 한 예입니다. 우선 비스페놀A가 젖병 속 우유로 유출된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1997년입니다. 2008년 초 미국·캐나다 연합 환경단체 그룹이 젖병 속 비스페놀A 유출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미국 독성물질 국가 관리 프로그램인 NTP(National Toxicology Program)가 비스페놀의 유독성에 극도의 우려를 나타낸 뒤에야 경각심이 일어납니다.
업체들의 변화? 이들은 비스페놀A가 없다는 뜻으로 ‘BPA free’라는 문구를 달아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비스페놀 A 대신 비스페놀 S
<BPA free>라는 표시 때문에, 소비자 대부분이 제품에 이 불가사의한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프랑스에서 2010년 젖병 포장재에 처음 등장한 이후, 다양한 플라스틱 포장재에 들어가 슈퍼마켓 통로 곳곳에서 번성해 나갔다. 건강하고 무해한 제품임을 보장하는 것처럼 소개하는 문구. 수많은 브랜드가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을 정도였다. <BPA free>라는 문구는 소비자를 안심하게 하여 최고의 매출을 올린다. 이런 제품 대부분이 비스페놀 A를 그 사촌 격인 비스페놀 S로 대체했는데, 문제는 비스페놀 S의 유독성도 비스페놀 A와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with BPS>보다는<BPA free>라고 떠벌리며, 제품 성분의 정확한 표시를 누락시킨다.
저자는 이런 용기 제품의 구성 성분을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아도 되는 법과 제도 문제를 지적합니다.
‘생분해성’ 봉지는 어떤가요. 사람들은 정원에서도 분해 가능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소각로에서나 분해할 수 있습니다.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인 PLA의 독성이 강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플라스틱스유럽은 브뤼셀에 기반을 둔 전문 협회입니다. 토탈이나 이네오스 같은 유럽의 플라스틱 원료 제조업체와 다우, 엑손모빌, 사빅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의 유럽 자회사들을 대표합니다. 플라스틱스유럽은 “플라스틱은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절약하고, 사용 과정에서 해로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고 선전해왔죠.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 단체는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선전과 계산에서 빼버립니다.
폐기 과정은 뺀 채 계산한 이산화탄소 배출량
업계는 주기적으로 수명 주기 평가를 내세운다. 수명 주기 평가란 한 제품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제조되는 순간부터 폐기될 때까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플라스틱스유럽은 플라스틱 수명에서 중요한 단계인 폐기 과정을 계산에서 누락시키는 듯하다. 탄소는 실제로 며칠간 비닐봉지나 욕실 오리 인형 속에 갇혀 머무르게 되고, 이런 물건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면 재활용, 소각, 매립 여부와 상관없이 새로운 배출물이 발생할 것이다. 세계 자연 기금World Wide Fund for Nature, WWF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실제로 세 배 증가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많은 기업이 장려하듯이, 폐기물을 에너지 생산을 위해 소각시킨다면 이런 플라스틱 처리 과정은 단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미루는 것뿐이지 배출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또 야외에서 하는 연소는 평가에 포함하지도 않고 있다. 상당수 개발 도상국에서는 비닐봉지나 생활 플라스틱 제품을 결국 들판에서 태워 버리는데, 야외 연소는 기후에 훨씬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2020년, 한 비정부기구가 처음으로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코PepsiCo, 유니레버Unilever가 시중에 내보내는 포장재들을 수거해, 중국, 인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의 야외에서 소각한 후 다시 측정해 보았다. 이 연구에 따르면, 네 개의 다국적 기업이 460만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발생시켰으며, 이는 영국에서 자동차 200만 대가 배출하는 매연에 해당하는 양이다.
‘플라스틱 차이나’와 ‘거국적 칼’
‘선진국’의 폐기물 처리장이나 소각장은 주로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었’습니다.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절반을 “흡수”한 곳이었죠.
2016년 나온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차이나>가 중국에 대격변을 일으킵니다.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Plastic China」는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렸고, 당국에 행동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이지에Yi-Jie라는 11세의 어린 소녀, 간절히 학교에 다니고 싶어 하는 이 소녀의 생활에 몇 달간 동행한다. 안타깝게도 생계비를 벌기 위해 소녀는 부모와 함께 플라스틱 재활용 작업장에서 일해야만 하는데, 그곳에는 서구에서 온 부서진 포장재, 찢어진 튜브, 헌 장난감 등이 바닥에 잔뜩 뒹굴고 있다. 이들은 독성이 가득한 끔찍한 공간에 갇혀 지낸다. 그 피해는 돌이킬 수 없이 평생 그들을 따라다닐 것이다. 중국은 이런 이미지를 지우고 수천 개의 수공업 형태의 작업장을 없애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했다. 2018년 1 월,<거국적 칼>조치가 효력을 발생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플라스틱, 특히 유독성이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혼합 폴리머들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였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은 재활용이 되지 않는 폐기물이 0.5퍼센트 이상 <섞여 있는> 플라스틱 더미를 거부하는데, 이는 수출 컨테이너에 아무거나 마구 집어넣는 경향이 있는 대부분의 수출업자가 이행할 수 없는 <순도>다. 재활용된 물질의 수입조차도 제한을 하니, 더 이상 저질플라스틱 알갱이들을 중국 내로 들여오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차이나> 트레일러를 전합니다. 2분 54초짜리 영상도 먹먹하고, 고통스러워 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저자는 중국의 거부 뒤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다른 아시아 국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전합니다. 중국 사업가들이 말레이시아 서해안에 인접한 젠자롬의 불모지를 산 뒤 ‘환경 분야 일’을 한다며 얼버무리고는 폐기물을 소각한 일도 묘사합니다. 주민들은 연기를 보고 ‘경제 투자’의 실상을 알게 됐죠.
플라스틱 쓰레기 근절에 15억, 화학 공장 건설엔 2000억
플라스틱 폐기와 생산은 죽음을 대가로 합니다. 환경 단체 티어펀드의 조사에 따르면, 개발 도상국에서는 플라스틱 오염 질병으로 30초마다 한 명이 숨진다고 합니다. 유엔은 사업장에서 유독성 제품 노출로 15초마다 노동자 한 명이 사망한다는 통계를 냈습니다.
기업들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외면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폐기물 종식 연맹이라는 거대 연합 단체가 있습니다. 2019년에 전 세계 거대 플라스틱 제조업체 50개가 결성했습니다. 이 단체는 “함께 플라스틱 쓰레기를 근절”하겠다며 5년간 15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제는 이 금액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던 바로 그들이 미국에서 새로 석유 화학 공장을 세우는 데 2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는 사실이다. 130배를 웃도는 금액이다.”
“재활용이 단편적이고 불완전하다고 해서, 더 이상 분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이는 당연히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다. 나는 언젠가 모든 것들이 진정으로 재활용되기를 바라며, 계속해서 올바른 쓰레기통에 분리배출을 할 것”이라는 말부터 전해야 할듯싶습니다. 저자는 “난 아무 말도 안 하고, 부모님, 친구들, 이웃들에게 <분리배출행동>이 플라스틱 오염에서 지구를 구할 것이고、그들이 버린 요구르트병은 재활용될 것이라 계속해서 믿게 놔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심사숙고 끝에, 난 누구나 쓰레기통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권리와 최선으로 행동하기 위한 카드를 손에 쥘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재활용 이미지 이용하는 기업들
그는 책에서 ‘재활용’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합니다. “사람들이 너무나 세뇌를 당해서 쓰레기를 제대로 분류해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으면 지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할 뿐이라는 말을 전합니다. 재활용되면 환경은 큰 문제가 없으리라고도 여기고들 하죠. 뫼비우스 띠와 비슷하게 생긴, 세 개의 화살로 이루어진 삼각형 픽토그램은 익숙합니다. PET1~7로 분류합니다. 이 삼각형이 표시된 제품이 반드시 재활용되는 건 아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이 표시를 믿죠. 분류는 하지만, 재활용은 하지 않는 일도 일어납니다. 저자는 재활용 캠페인이 “플라스틱의 이미지를 개선하여, 기업들이 계속해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합니다.
재활용 수치는 낮습니다. 1950년부터 전 세계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 약 70억t 가운데 오직 9%만이 재활용됐습니다. 나머지는 소각되거나(12%), 대부분 매립 또는 자연에 버려집니다(79%). 재활용되는 건, 물병(PET1)이나 샴푸병(PET2) 같은 투명 또는 불투명 용기 정도입니다. 재활용 분류함에 버리는 포장재 등 다른 종류의 포장재들은 현실적으로 다시 쓰일 기회가 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플라스틱 대부분은 재활용되어서는 안 되고, 독성 폐기물로 분류해야 한다, 진정한 순환 경제를 원한다면, 플라스틱은 포함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유럽 환경국 책임자 말을 인용합니다. 순환 경제? 인상적인 말이 있습니다.
<나뭇잎이 나무에서 떨어지면 트럭에 실려 분리배출장으로 가지 않는다. 또 숲에서 동물이 죽으면 소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순환 경제는 자연을 모방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되려는 것이다.> 이는 재활용의 새로운 왕을 꿈꿔 왔던, 툴루즈의 라 부클 베르트라는 스타트업의 젊은 창업자 세 명이 도달한 결론이다. 비록 플라스틱이 해초나 게 등이 수억 년 동안 분해되어 형성된 석유, 가스, 석탄을 통해 탄생했다고 하더라도, 플라스틱은 오늘날 더 이상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혼자 겉돌고 있다. 너무나도 많은 독성 합성 첨가제를 채워 넣어서, 초자연적인 존재가 되었으며, 동시에 범죄자도 되었다.
‘화학적 재활용’의 문제
저자는 업계가 준비 중인 ‘화학적 재활용 프로젝트’ 문제도 경고합니다.
일반 대중은 <재활용>이라 읽을 때, 재활용된 플라스틱이 어떤 유사한 물건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 새 플라스틱 생산과 지구 자원 착취를 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산업계는 일반 대중과 다르다. 업계는 재활용이라는 명칭 뒤에 훨씬 많은 것을 감추고 있다. 사실 거의 전부가 그렇다. 하나의 플라스틱 조각이 매립되거나 자연 속에 버려지지 않는 시점부터, 업계는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었다고 추정한다. 업계 기준에 따르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수거해 태우는 것은 완벽히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인 건데, 특정 기계에 사용 가능한 연료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을 사전에 처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새로운 온실가스 배출이 함께 따른다. 비정부기구들도 일반 대중과 대체로 같은 생각을 하는데, 이 단체들은 업계의 의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그들은 우리에게는 화학적 재활용이 플라스틱을 다시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것이라는 양 선전하면서, 실제로는 대부분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사용할 계획인 것입니다」 세계 소각로 대안 연합Global Alliance for Incinerator Alternatives, GAIA 과학 자문 이사인 닐 탠그리Neil Tangri는 언성을 높인다. 세계 소각로 대안 연합은 20년째 쓰레기 소각을 반대하는 투쟁을 벌여 오고 있는 국제 조직이다. 세계 소각로 대안 연합은 그린워싱에 대해 큰목소리로 비난한다. 산업계가 <재활용(플라스틱을 다시 플라스틱으로 폴리머화)과 소각(플라스틱을 연료화) 사이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섞어 버리기 위해> 화학적 재활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규탄하는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과 인체 유해성
“‘저자가 좀 과장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좀처럼 믿기 힘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자 도로테 무아장은 기후와 환경 문제를 전문으로 취재해온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입니다. 프랑스 통신사 AFP에서 18년을 일했죠. 책은 수백 개의 주가 달렸습니다. 출처를 보면, 환경 단체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국가들의 주요 공공기관도 있습니다. 주요 기관 인사의 실명이 나옵니다. 책에 나온 위험과 위협, 부조리와 부패는 외신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판적 기조이긴 해도, 기업이나 협회 쪽 주장과 입장 등 다른 의견도 전합니다.
100% 규명되지 않은 일도 있죠. 한 예가, 미세 플라스틱과 인체 유해성 문제입니다.
“현재의 과학 연구로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류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저자는 미국 화학 협회의 이 말이 사실이고, 전적으로 옳다고 하면서 반론을 씁니다.
인간이 큰 영향 없이 오염물질을 일정량 흡수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피해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피해가 없다는 증거가 될 수는 결코 없다. 사방에서 경계 신호가 울리는데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계속 행동해야만 하는 걸까? 과학자들도 나뉘어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예방 원칙을 내세우며 이렇게 확신한다. 사람들은 지금까지 문제가 없었다면, 그 기준을 넘어서는 순간 유해한 결과가 나타나게 될 위험 수치를 외면하려 한다. 또 다른 과학자들의 의견은 이렇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미세 플라스틱에 관한 이런 발표에 달갑지 않아 한다. 자료에 기록된 <낮은 농도> 24로 볼 때, 플라스틱 탓으로 돌리는 위협이 <지나친> 것이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유럽연합은 산업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류의 제품에 미세 플라스틱 첨가를 금지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르망 대학교의 화학자 라가르드 교수는 과학 및 산업 공동체와 계속 부딪치고 있는데, 그들이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듣기를 거부하며, 마리아나 해구에 100년 동안이나 남아 있게 될 페트병의 위험을 보지 않고 있어요. 지금 당장은 위험이 없는 게 사실이며, 10만 년쯤 후에는 화석이 되어 다시 석유로 변할 거라 말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우리 생태계를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변모시키는 중이며,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플라스틱들이 잘게 부서져 우리 몸속에 쌓인다는 것입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미세 플라스틱의 굴에 대한 영향을 알아내기 시작한 사실도 전합니다. “물론, 인간은 굴이 아니다”죠. “그건 그렇지만, 경험은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만든다”며 전한 게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 학자 아르노 위베의 실험 결과입니다. 플랑크톤만큼 아주 작은 폴리스티렌 미세 알갱이들을 노출한지 두 달 지난 결과 굴들의 난자 배출은 40%나 감소했고, 정자들의 활동성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시간이 자닐수록 이런 반응은 더욱 증폭되었고요.
결국은 규제와 체제의 문제
플라스틱 오염은 결국 규제와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저자는 “규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업들은 강제당할 때만 행동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강력한 규제를 실천하는 국가들 사례도 전합니다.
방글라데시는 “업계 일자리 2만5000개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법적 대응을 감행하는 폴리에틸렌 생산 업자들의 저항”에도 2002년 비닐봉지를 금지했습니다. 케냐는 징역형 4년을 포함한, 가장 강압적인 법률안을 채택한 곳입니다. 2018년 여름 기준 127개 국가가 비닐봉지 사용 제한 법률을 제정했습니다.
저자는 알고도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려는 기업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도 제품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르는 제조업자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감독 당국이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고 길을 보여줘야 한다.”
바르트가 플라스틱을 찬양하는 글을 내기 2년 전인 1955년 미국 잡비 ‘라이프’ 표지 제목은 ‘버리며 살기: 일회용품이 집안일을 줄여줍니다’였습니다. 이 기사엔 “이 물건들을 다 씻으려면 40시간은 소요될 것”이라는 설명도 붙였습니다.
1950년대 커피 자판기도 첫선을 보였죠. 당시 “플라스틱 커피잔을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가 씻어서 다시 사용하겠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판매기의 발치에 때맞춰 놓인 쓰레기통” 때문에 망설이긴 했지만 말이죠. 지금 보면 자판기 커피잔을 씻어 또 쓰겠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다시 할 때입니다. 저자는 개인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이 ‘재사용’이라고 말합니다. 쇼핑 때 포장재를 되도록 쓰지 않고, 나무 국자나 유리 용기를 쓰는 게 대안이죠. 합성수지로 만든 옷은 세탁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니, 천연 섬유 옷을 사라고 조언합니다. “개인 차원에서의 핵심 단어는, 플라스틱 발자국을 줄이는 것”이죠. 이 발자국 줄이기는 쉽지 않습니다. 천연 섬유 옷이나 유리 용기는 플라스틱보다 비싸죠.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좋은 물건을 사기도, 몸에 좋은 과일이나 채소를 사 먹기도 힘든 가난한 이들도 떠오릅니다.
동남아시아에서 그린피스 이사로 일했던 폰 헤르난데스의 말도 전합니다.
1980년대에 제가 어렸을 때는 정말 좋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는데, 바로 사람들이 필요한 것만을 구입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기업들이 일부 계층을 공략하기 위해 이 문화를 앗아 갔습니다. 이런 소포장 덕분에 기업들은 사방에 브랜드를 표시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탁월한 영업 전략이지만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지요.
문제는 ‘체제’입니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일은 곧 지금의 경제 체제나 성장 이데올로기를 바꾸는 일입니다.
쓰레기 없는 사회로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는 현재의 경제 모델에 있다. 두 명의 젊은 독일 사회학자는 <성장에 대한 비판 없이는 쓰레기 제로사회도 없다>고 썼다. 일회용품 사회가 점점 더 비판을 받는다 해도, 이런 상태라면 소비자들이 일회용 포장재를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테이크 아웃 방식, <특권과 정보력을 가진 소수의 소비 집단에게만 열려 있는> 지속 가능한 소비, 포장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식품 공급망의 세계화, 성장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결론은 <사회 전체적 차원에서 플라스틱의 지속 가능한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쓰레기 제로 운동이 더욱 정치성을 띠어야 하며, 더 많은 소비자가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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